H건설, 용인 언남동 주상복합 사업지 '수상한' 토지 매입…사업권 강탈 의혹에 주민 피해 염려 커져

【 앵커멘트 】
경기 용인시에서는 아파트 개발이 진행 중인 사업 부지를 두고 사업권한이 없는 업체가 토지를 다시 사들여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기존 계약 금액보다 두 배 이상 주겠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주고 사업까지 지연시키고 있어 주민 피해가 예상됩니다.
손세준 기자입니다.


【 기자 】
경기 용인시 기흥구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 개발예정부지입니다.

개발 부지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고, 일부 주변 상가는 이미 철거를 대비해 비어있습니다.

이곳은 지난 2017년 지구단위계획을 승인 받았고, 토지주와 거주민들은 사업권을 가지고 있는 S 시행사와 매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S 시행사는 사업을 진행해 온 다른 시행사로부터 지난 2020년 법원 판결로 사업권을 넘겨받은 뒤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등 사업을 정상 추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명 '모델하우스 황제’로 불리는 H 건설사가 토지를 이중 계약 형태로 사들이면서 사업을 방해하고, 일부 주민에게는 협박성 발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사업부지 거주민
- "한 집에서 만으로 30년 이상을 입주해 살고 있는 거주민을 이번 재건축 사업에 동참하지 않으면 쫓아내겠다고 협박까지 하고 있습니다. 계약을 마치고 이사 계획을 하신 주민들이 많음에도 잔금처리가 되지 않아서 기존 계약을 유지하지 못해 길거리로 나앉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피해는 누가 책임져주실 겁니까."

시행사 측은 H 건설 측으로부터 일부 자금을 차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사업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각서를 썼습니다.

하지만 H 건설 측은 이 각서를 근거로 자신들이 사업권을 넘겨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이미 계약된 토지 가격의 두 배 이상을 제시하고 나서 주민들이 혼란에 빠졌습니다.

확인 결과 사업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자금력을 앞세워 사실상 업무방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 인터뷰 : S 시행사 회장
- "호주건설은 사업지연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사업이익만을 위해 토지를 사들이면서 몇 년 뒤에 사업이 진행될 거라고 공언하는 행태에 대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H 건설 측은 시행사 측이 스스로 사업권을 포기했고, 부지 매입까지 해달라는 요청에 따랐을 뿐 오히려 사업을 떠맡게 됐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H건설 부회장
- "할 수 없이 그것을 사들이기 시작했어요 부동산을. 우리한테 포기 각서 다 있어요. 어떤 이득이 아니라 우리한테 포기를 했으니까 그 사업을 물린거지. 할 수 밖에 없지."

취재진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의 스폰서이자 유명 인디밴드 리더의 부친으로 알려진 최 모씨가 이 과정에 연루됐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취재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mone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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