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삼성·SK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연말 인사가 임박하면서 재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제 대응 차원에서 하반기 인사 시기를 앞당기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내용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유진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연말 인사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국제정세 불안과 경기 침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국내 기업들 앞에 펼쳐진 내년 경영 상황을 놓고 그야말로 시계제로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제정세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중동은 물론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코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또한 국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공지능, AI를 중심으로 한 산업 지형 재편은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과감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경제를 전망하는 지표들도 좋지 않습니다.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은 0.1%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1분기 깜짝 성장 이후 2분기 역성장에서 가까스로 마이너스 성장을 피했습니다.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들의 시각도 비관적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집계한 11월 기업 경기실사지수, BSI 전망치는 91.8로, 전월 대비 4.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6.3포인트↓) 이후 13개월 만에 최대 낙폭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선제 대응하고 조직 변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경기 침체 속 기업들이 실적 부진으로 인사 시기를 평년보다 앞당기면서, 시장의 관심은 연말 기업들의 정기 인사 향방에 쏠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도 전해주시죠.


【 기자 】
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일찌감치 인사 평가에 돌입했고, 늦어도 이번 달 해당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기업별로 인사 발표가 지난해와 비교해 1~2주 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과 분위기 전환을 위해 가능한 한 빠르게 인사 작업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주요 경영진 임기도 내년 상반기 대거 만료됩니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상반기 임기가 종료되는 사내이사는 모두 1천145명으로, 이 중 50%에 달하는 515명이 현직 대표이사입니다.

4대 그룹으로 좁히면 99명에 달하는 대표이사가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통상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 새로운 인물을 통해 반전을 노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도 쇄신 키워드를 뒷받침하고 있는데요.

이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한 회사도 있습니다.

한화그룹은 정기 인사를 통상적인 시기 대비 한 달가량 앞당겨 진행했습니다.

한화는 지난 8월 말 7개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에 이어 지난 9월 말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유통업계에선 신세계그룹이 지난달 30일 정기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의 두 축인 이마트와 백화점의 계열분리를 공식화하고,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정유경 총괄사장을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 앵커멘트 】
삼성과 SK 등 주요 기업에서는 이미 대대적인 혁신이 예고돼 있는 상황이죠?


【 기자 】
네, 전체적인 기류를 보면 쇄신을 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앞서 대기업들이 비상 경영에 준하는 실행 방침을 세워 체질 개선 의지를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인사 폭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악화로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반성문까지 내놓으며 분위기 쇄신을 예고했습니다.

전 부회장은 "위기의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9조 1천억 원으로 집게됐습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 DS가 3조 8천억 원대 영업이익에 그치는 등 부진의 원인이 됐습니다.

특히 핵심 AI 반도체 부품인 HBM, 고대역폭메모리가 시장에서 자리 잡지 못한 게 컸습니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11월 중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앵커멘트 】
SK그룹도 올해 초부터 고강도 사업 재조정, 리밸런싱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별 임원 규모를 20% 이상 감축하겠다 이런 얘기도 나왔다면서요?


【 기자 】
네, 지난달 말부터 나흘간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이번 인사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SK그룹은 통상 12월 초 정기 인사를 합니다.

올해는 5월과 6월 이례적으로 수시 인사를 통해 SK에코플렌트와 SK스퀘어의 대표이사를 교체했습니다.

지난달 24일에는 SK이노베이션이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3개 계열사의 사장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습니다.

위기 돌파를 위해 기술·현장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모두 이공계 출신을 중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 앵커멘트 】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일수록 인사 교체를 최소화하며 안정화를 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 기자 】
LG그룹의 인사 시점은 11월 말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LG그룹은 이달 중순까지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를 진행한 뒤 인사를 단행할 예정입니다.

안정 속 혁신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LG그룹의 부회장이 한 명 더 늘어날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와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이 부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지난해부터 호실적 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비교적 분위기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기 만료를 앞둔 경영진으로는 송호성 기아 사장,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등이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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