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던 수원역 인근이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지난해 모든 업소들이 자진 폐쇄한 지 약 1년 만인데요.
성매매 집결지의 역사를 기억하고, 재발을 막자는 취지의 전시회가 열리는 동시에 거리 분위기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한웅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수원역사 맞은편의 한 골목.
빨간 커튼이 쳐진 이른바 '유리방'과 청소년 통행을 금지한다는 안내문 등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습니다.
수원시가 성매매 집결지 중심을 가로지르는 소방도로를 개설하면서, 지난해 5월 31일 모든 업소들이 자진 폐쇄했습니다.
100개가 넘는 성매매 업소가 있던 거리는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 중입니다.
문화시설과 정원이 생겼고 상업시설도 들어서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민하 / 수원시 영통구
- "예전에는 저도 한 번도 이 거리를 지나쳐 본 적이 없어요. 말만 들었지 왠지 무섭고 낯설고 그랬었는데 지금 와 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는 이 거리를 많이 애용할 것 같아요."
60년 넘게 성매매 업소로 쓰였던 건물은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기억공간 잇-다'는 세상과 철저하게 단절된 장소였던 성매매 집결지를 시민들과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겠다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시민들과 주변 상인, 성매매 피해 여성 등 집결지를 기억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글과 영상으로 기록됐습니다.
190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의 변천사와 폐쇄 과정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선영 / (사)수원여성인권돋움 상임대표
- "여기에는 여성들의 삶도 같이 녹아들어 있기도 하고 국가의 책무성도 강화돼야 할 부분들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이야기들, 스토리들이 삭제되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기억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고요."
수원시는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지원을 이어가는 동시에 수원역 일대의 문화·경제 발전 정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성매매 집결지가 수원역 발전의 거점이 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경기 남부권 발전의 경제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이재준 / 수원시장
- "젊은 청년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 또 많은 우리 사람들이 생각과 기억을 담을 수 있는 문화 공간이 풍성한 거리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집결지의 기억, 도시의 미래를 잇다'를 주제로 열리는 '기억공간 잇-다'의 첫 번째 기획전은 오는 10월 21일까지 열립니다.
매일경제TV 한웅희입니다.[mkhlight@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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