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시험에 합격하면 수강료를 환불해준다는 마케팅, 한 번쯤 들어보셨을텐데요.
이 같은 방식으로 수강생을 모집해 온 한 공인중개사 온라인 강의 제공업체가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손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오는 10월 치러지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앞두고 국내 3대 공인중개사시험 온라인 강의 제공업체로 꼽히는 랜드프로가 서비스를 중단해 수험생들이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확인 결과 지난 5월까지도 수강생을 모집하고 교재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한 달 뒤인 6월 경영 악화를 이유로 서비스 중단을 통보한 것입니다.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랜드프로 수강생
- "작년에 평생수강생으로 등록을 했었어요. 2차 합격하면 주겠다고 약속한 환급 보장액을 제가 보상 받을 수 있는지 이거에 대해서 굉장히 억울하다고 생각하고, 시험 날에 맞춰서 공부를 진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예요."
이 업체는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수강하고, 합격하면 수강료를 100% 환불해주는 이른바 '평생 합격반'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수험생들을 끌어 모았습니다.
하지만 업체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합격 수강생들이 돌려받지 못한 환불 금액만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여기에 올해 신규 가입한 수험생들은 사실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다른 업체에 추가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
랜드프로 측은 지난 3월31일까지 환불을 진행하겠다는 공지를 띄웠다가 다시 올해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지급하겠다고 일정을 미뤘습니다.
현재 경쟁업체 네 곳을 통해 시험일까지 대체 강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교재 구입이 번거롭고 강의에도 차이가 있어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수강생들이 집단 지급명령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지만 실제 지급 가능한 자산이 없어 실제 보상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 인터뷰(☎) : 엄태섭 / 변호사
- "(승소해서) 지급명령 확정을 받았어요. 계좌내역을 제출 받았는데 잔고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본인들이 감당하지 못할 그런 상품들을 판매함으로 인해서 피해 수험생들이 발생하는 더 이상 이런 출혈이 굉장히 심한 마케팅 내지는 온라인 상품을 판매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 관련 업계의 수강생 유치 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업료를 환불해주는 마케팅이 크게 늘었지만 이들을 보호할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신규 수강생으로 환불금을 충당하는 돌려막기식 행태로 인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매일경제TV 손세준입니다.[mkssej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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