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소액주주 300여명이 STX조선해양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주주들에게 약 5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21일) 밝혔습니다.

STX조선해양은 선박 제조 진행률을 조작해 매출총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등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담은 사업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삼정회계법인의 '적정의견' 감사보고서도 함께 공시됐습니다.

주주들은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은 강 전 회장이 회계 부정 감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회계법인 또한 적합한 감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주주들에게 49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항소심은 허위공시와 주주들이 입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가로 인정해 배상액을 55억여 원으로 올렸습니다.

일부 주주들과 강 전 회장 등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대표이사가 감시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는 "특정 제도나 직위가 회사에 도입된 것만으로는 인정할 수 없고 제도나 직위의 내용, 실질적 운영 여부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회계법인의 경우 "경영자의 진술이나 회사가 제출한 자료 등을 그대로 신뢰해선 안 되고, 업종의 특성·경영상황 등에 비춰 부정이나 오류가 개입되기 쉬운 사항이 있다면 감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해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기준들에 비춰 강 전 회장과 삼정회계법인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이유진 기자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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