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납작한 평발은 누구나 쉽게 구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평발이면서도 평발인지 모르고 평생을 사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숨어 있는 평발인 ‘유연성 평발’일 가능성이 크다. 유연성 평발도 그대로 두면 발이 쉽게 피로하고 족저근막염 등 여러 족부 질환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치료해야 한다. 숨은 평발을 찾는 쉬운 방법이 있다. 발바닥에 체중을 실어 ‘발바닥 도장’을 찍으면 된다. 평발로 확인되면 더는 진행되지 않도록 발 관리를 해야 한다. 발바닥 아치를 지지하는 특수 신발, 발바닥 스트레칭 등이 도움이 된다.

◆ 유연성 평발, 체중이 실릴 때만 아치 무너져
평발(편평족)은 발바닥 가운데 움푹 들어간 아치 구조가 있는 정상 발과 달리 아치가 없이 편평하다. 따라서 발바닥 아치를 확인하면 육안으로도 평발인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평발 중에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평발이 있다. 유연성 평발이라고 부르는 이 평발은 옆에서 보거나 앉아서 발바닥을 뒤집어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고 숨어 있다. 그러나 서 있거나 걸을 때처럼 체중이 실리면 아치가 사라져 평발이 된다. 체중이 실리는 것과 상관없이 항상 아치가 무너져 있는 강직성 평발과 달리 유연성 평발은 체중이 실릴 때만 평발이 된다. 유연성 평발인 사람이 자신이 평발인지 모르고 지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유연성 평발을 찾아내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체중을 실어 발 도장을 찍은 뒤 찍힌 면적을 확인하면 된다. 발바닥에 물을 적셔 마른 콘크리트 바닥이나 신문지, 색종이 등에 발을 디뎠다 뗀다. 발바닥 가운데 아치가 적당히 뜨는 형태가 정상 발, 넓게 찍혀 있으면 평발이다.
아치 부분 공간이 지나치게 뜨면 요족(오목발)이다.

이 밖에도 신발의 안쪽이 바깥쪽보다 더 많이 닳고 뒤축이 찌그러져 있다거나 바른 자세로 섰을 때 뒤에서 발목 바깥으로 발가락이 세 개 이상 보일 때 역시 평발을 의심할 수 있다. 강직성 평발과 유연성 평발을 구분하는 방법도 있다. 뒤꿈치를 들었을 때도 평발이 유지되면 강직성 평발, 아치가 나타나면 유연성 평발이다. 병원에서는 X-ray, 풋 프린팅 등 다양한 검사로 더 정확하게 평발을 진단한다.

평발은 건강상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연성 평발은 상태에 따라 일상생활에는 크게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오래 걷거나 운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방치하면 아치가 점점 무너져 강직성 평발로 발전할 수 있다. 평발은 정상적인 보행을 방해하기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발이 쉽게 피로하고 족부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무릎이나 골반, 척추에도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평발이 유발하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은 족저근막염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바닥 앞쪽으로 이어진 두껍고 강한 섬유 띠다. 족저근막은 발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걷거나 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족저근막이 손상되고 염증이 생기는 것이 족저근막염이다.

서동현 부평 힘찬병원 부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적당한 아치는 걸을 때 발에 전달되는 충격을 줄이는 쿠션 역할을 하고 앞으로 나갈 때 추진력을 준다”며 “평발은 이 아치가 낮아 외부 충격을 족저근막에 전달, 반복적인 미세 손상을 유발해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평발은 발의 피로를 줄이고 다른 족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교정 치료가 필요하다. 발바닥 아치를 유지해주는 특수 신발로 평발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깔창은 발의 아치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도록 만들어 체중을 적절히 분산시킬 뿐만 아니라 자세 교정 효과도 있다. 귀가 후 발바닥과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매경헬스 김충식 기자 ] [ mkludacris@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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