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2025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 선정
여기어때, 패키지 출시하며 지드래곤 기용해
놀·하나·모두·노랑·교원, 올해 스타 마케팅 無
배우 박보검, 한국 관광 대표하는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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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검 / 사진=매경DB |
배우 박보검이 한국관광 명예 홍보대사로 낙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4일 자체 사회관계망(SNS)인 유튜브 등에 ‘2025 한국관광 홍보대사 맞히기’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우리 전통 의복인 도포와 갓을 쓴 새 명예홍보대사의 실루엣 이미지가 올라와 있다.
실루엣을 보고 댓글로 명예홍보대사를 맞힌 누리꾼 중 20명을 추첨해 오는 29일 예정한 ‘2025 한국 관광 명예 홍보대사 위촉식’에 초청한다.
오는 24일에는 새 홍보대사와 K팝 프로듀서 팀 KZ랩(LAB)이 협업한 특별 음반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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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유튜브 게시글 ‘2025 한국관광 명예홍보대사를 맞혀라’ 캡쳐 |
게시물 속에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출연 배우라는 실마리 문구도 담겨 있다.
업계에서는 2025 한국 관광 홍보대사가 배우 ‘박보검’임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아직 공사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는 없지만, 누리꾼들 역시 게시물 속 실루엣을 보고 배우 박보검이 공사의 새로운 얼굴인 것으로 추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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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순서대로 뉴진스, 이정재, 방탄소년단(BTS) /사진=매경DB |
한국관광공사는 매년 한국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명예 홍보대사를 선정해 오고 있다.
외래 관광객들의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을 정도로 긍정적 영향력을 갖춘 배우와 가수 등 국내외에서 파급력이 큰 인물을 위주로 선정한다.
공사는 지난 2024년은 K팝 그룹 ‘뉴진스’, 2023년은 배우 ‘이정재’, 2022년은 ‘방탄소년단(BTS)’ 등을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모두 그해 국내외에서 한류 열풍을 불어온 연예계 당사자들이다.
최근 박보검이 양관식 역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12개국의 전 세계 TV쇼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박보검은 현재 방영 중인 JTBC 토일극 ‘굿보이’에서 강력특수팀 윤동주 역으로 출연 중이다.
‘굿보이’는 OTT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글로벌 톱 TV쇼’ 일간 차트 4위에 오르며 연이어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해 올해 데뷔 14년차인 박보검은 1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큰 논란 없이 연예계에서 입지를 키워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보검의 이런 점이 이번 명예 홍보대사 선정 배경 중 하나로 분석한다.
여행업계서 몇십억 들여서 연예인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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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 사진=PEXELS |
정상급 연예인은 연단위 광고 계약 비용만 몇십억 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여행업계에서는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을 이어왔다.
여기에 지상파나 종편 등 광고 송출 채널 등에 따라 가격은 다시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어마어마한 마케팅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연예인을 고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행 산업군은 ‘감정’적인 소비 경향이 강하기에 이미지 마케팅이 중요하다.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여행의 핵심인 ‘설렘’과 ‘기대’라는 감정을 불어넣어 지갑을 열게 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여기에 여행은 실물 상품이 아니기에 브랜드 신뢰도가 높은 모델을 앞세워 자사 상품의 품질 보증을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영향도 있다.
팬데믹 이후 침체했던 여행 수요가 회복하며 여행업계에서는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졌다.
여행사나 플랫폼 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전략으로 업계에서 연예인 마케팅을 하나둘 채택했다.
이러한 연유로 여행업계에서는 연예인 마케팅이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엽에서 지드래곤으로…‘여기어때’ 이미지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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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이 등장하는 여기어때 광고 포스터 / 사진=여기어때 |
최근 업계에서 크게 주목받은 사례 중 하나는 가수 지드래곤(G-DRAGON)과 여기어때의 협업이다. 여행, 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는 그간 공격적으로 연예인 마케팅을 펼쳐온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6월에는 축구선수 손흥민을 여름 캠페인 모델로 발탁한 광고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손흥민 등 연예인을 앞세운 마케팅 덕분일까. 여기어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성장했다.
앱 내 활성이용자 수 역시 1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를 몰아 지드래곤을 올해 여기어때의 얼굴로 내세운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올라온 ‘올여름 모든여행 여기어때(ft. G-DRAGON)’이라는 이름의 30여 초 분량 영상은 개시 2주 만에 조회수 817만 회를 돌파했다.
이 광고 영상은 여러 명의 지드래곤이 등장해 여기어때 광고 노래를 부르며 자사의 국내외 및 패키지여행 상품을 홍보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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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 지드래곤 / 사진=매경DB |
지드래곤은 국내 최정상급 가수다.
그런 지드래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며 여기어때가 쓴 광고비도 만만치 않을 터.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인 여기어때는 지난 7월 패키지여행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했다.
패키지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교원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
하나투어·한진관광 등 국내 상위 여행사뿐만 아니라, 이미 패키지여행 시장에 진출해 있던 OTA인 놀 인터파크 투어 등까지 제쳐야 하는 상황이다.
결국 패키지여행 시장은 레드오션이라 봐도 무방하다.
여기어때가 ‘패키지여행’을 출시했다는 것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한 초강수로 ‘지드래곤’을 선택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는 2015년 신동엽을 모델로 기용할 때의 콘셉트와는 사뭇 다르다.
숙박 예약 플랫폼을 넘어서 패키지여행 등 상품군을 다변화하며 브랜드 이미지 역시 새롭게 탈피하고자 한 여기어때의 도전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K팝을 넘어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지드래곤으로 새로운 여행 추세를 알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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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가 등장한 과거 하나투어 광고 포스터 |
하나투어는 2022년부터 올해 5월까지 배우 김태리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여러 가지 캠페인 영상을 내보였다. 2022년 3월 말
하나투어는 공시로 단기차입금 300억원을 들였는데, 이 차입금 일부를 김태리를 기용하기 위해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투어는 당시 “전 연령대에 호감도가 높은 김태리 배우의 밝고 당당한 이미지가 여행의 설렘을 전달하는
하나투어와 맞닿아 있다”고 모델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2024년에도 김태리와 ‘하나와 태리’라는 이름으로 총 3편의 광고를 공개했다.
김태리가 ‘자유여행 같은 패키지여행 하나팩 2.0’ ‘자유여행 하나키트’ ‘2030을 위한 밍글링 투어’를 직접 경험하는 얘기를 담았다.
이 광고는 ‘2025년 소비자가 뽑은 좋은 광고상’ 디지털 부문에서 좋은 광고상을 받으며 소비자와 업계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오래가는 모델은 이유가 있었다.
하나투어는 김태리를 모델로 기용한 2022년부터 실적 회복세를 보이더니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만 508억원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나투어의 매출 호조가 김태리 덕이라고만은 할 수 없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만은 확실하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로 김태리와의 계약은 끝났고 추후 연예인 광고 진행 여부 등은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계획된 바가 없다”고 전했다.
조승우에 이어 손석구 택했던 교원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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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우와 손선구가 등장한 과거 교원투어 여행이지 광고 포스터 |
2022년 패키지여행 시장에 뛰어든 교원투어 역시 연예인 마케팅에 공을 들였다. 교원투어는 신규 브랜드 ‘여행이지’를 출범하며 당시 광고 모델로 조승우를 택해 신생 브랜드의 탄생을 알렸다.
이어 지난 2023년부터는 당시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 등에 출연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배우 손석구를 모델로 내세웠다.
여행이지는 ‘여행에게 사랑받자’라는 콘셉트로 감각적인 구성으로 소개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는 당시 TV 광고 ‘여행에게 사랑받자’편을 시작으로 1년간 손석구를 활용한 유튜브, 홈쇼핑 마케팅을 진행했다.
온라인 기획전과 오프라인 대리점에서도 적극적으로 손석구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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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투어 여행이지 |
교원투어가 조승우와 손석구를 브랜드 모델로 기용한 이유는 이 배우들의 주 팬층인 20~40세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였다.
다만 교원투어의 연예인 마케팅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에 교원투어 측은 해외여행 시장이 활성화한 만큼 앞으로 따로 모델 마케팅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원투어 관계자는 “내실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큰 비용을 수반하는 TV 방영 광고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놀(NOL), 올해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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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이 등장하지 않는 놀 광고 / 사진=놀유니버스 |
놀(NOL·구 야놀자)은 올해 연예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같은 OTA인 여기어때와 다른 행보이다.
플랫폼 명을 바꾸기 이전인 지난해 야놀자 시절에는 최민식과 최우식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당시 두 배우의 이름을 합쳐 ‘최신식으로 놀자’라는 라임을 활용해 플랫폼을 홍보했다.
야놀자는 2030세대에 인지도가 높은 최우식 배우와 4050세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최민식 배우를 활용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올해 플랫폼 명을 바꾼 놀은 당분간 광고 모델을 쓰지 않겠다는 확실한 입장을 전했다.
플랫폼 사명을 변경해 출범한 초기인 만큼 어떤 연예인의 이미지도 덧씌우지 않고 브랜드 자체의 이미지를 부각하겠다는 이유에서다.
놀유니버스 관계자는 “올해는 놀유니버스가 출범한 첫해로 연예인으로 브랜딩을 할 계획은 없다”며 “유명인과의 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기보다는 놀유니버스가 가진 본연의 여행, 여가, 문화 경쟁력과 행복감을 소비자들이 느끼고 반응할 수 있는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 역시 놀과 같은 전략으로 브랜드 모델을 기용하지 않고 있다. 모두투어는 지난 2017년 TV 등의 광고 모델로 김수현을 기용한 이후 지상파를 활용한 연예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지금은 스타 마케팅보다는 효율성을 고려해 고객별 맞춤 콘텐츠와 고객 접점 중심의 홍보 등 퍼포먼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10년간 ‘이서진’ 고집한
노랑풍선, 올해 작별...왜?
무려 10년간 한 모델을 고집한 뚝심 있는 여행사도 있다. 바로 ‘
노랑풍선’이다.
노랑풍선은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배우 이서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다양한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여행업계는 물론 타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다.
노랑풍선 측은 당시 방영했던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원로 배우들을 모시고 여행 가이드 역할을 했던 것이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았다고 모델 기용 배경을 설명했다.
노랑풍선은 이서진과 ‘여행의 판을 바꾸다’ ‘챙겨줄게요 처음부터 끝까지’ ‘됩니다’ ‘너랑 나랑 노랑’ ‘여행을 가볍게’ 등 시기별 캠페인으로 합리적인 여행의 가치와 브랜드 철학을 전달했다.
노랑풍선과 이서진의 10년이라는 긴 인연은 아쉽게도 지난해 끝났다.
올해는 연예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그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대중매체를 이용한 광고 활동에 집중해 왔다”면서 “올해부터는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며 실질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수백억 원대 위약금 김수현 vs 신규 가입 5배 뛴 임영웅
연예인 마케팅에는 극명한 명(明)과 암(暗)이 존재한다. 최근 김수현은 고(故) 김새론과의 논란으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광고 위약금을 물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연예인 마케팅의 명백한 어두움이다.
이와 반대로 연예인 광고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도 있다. 생수 브랜드 삼다수는 2024년 3월부터 1년간 임영웅을 모델로 기용했다.
모델 발탁 후 2주간 공식 애플리케이션 ‘제주삼다수 가정배송’ 신규 가입 고객 수는 약 5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주문 건수도 108.5% 늘어났다.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연예인의 사생활이나 기존 이미지에 타격이 가는 논란이 발생하면 브랜드 이미지도 함께 훼손될 수 있다.
연예인이 가진 파급력이라는 장점이 곧 단점이기도 하다.
유명 연예인 기용에 필요한 높은 광고료도 문제다. 중소 브랜드나 신생 기업일수록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광고를 선호한다.
최근 인공지능(AI) 플랫폼 스타트업 ‘뤼튼테크놀로지스’가 지드래곤을 모델로 한 광고가 대표적인 사례다.
뤼튼은 지드래곤 광고료에만 10억원이 넘는 금액을 썼다고 알려졌는데 스타트업임에도 제품을 시장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거액을 들여 유명인을 모델로 쓴 것이다.
문제는 이제 막 출발한 기업이나 군소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연예인 마케팅을 했는데,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못한 경우다.
무리해서 쓴 광고비가 발목을 잡아 재정적 문제로 이어지고 자금난에 시달리다 사라지는 기업도 허다하다.
배우 김혜수를 섭외한 광고로 한때 주목받았던 명품 플랫폼 업체 ‘발란’의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나친 마케팅 비용 등으로 경영 위기를 맞은 발란은 현재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제품이나 브랜드 자체보다 광고 속 연예인에만 이목이 쏠리는 문제도 있다. 스타 마케팅의 역효과다.
또는 연예인 자체의 파급력에만 브랜드가 의존해 광고 콘텐츠 자체의 기획력이나 차별성이 떨어져 별다른 광고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는 여행업계에서 연예인 마케팅이 주춤하는 시기다. 특히
하나투어를 제외한 국내 여행사 대부분은 지난해 티메프 여파와 계엄 등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거금을 투입해 스타 마케팅을 펼칠 여력은 없어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상급 연예인의 모델료와 촬영 비용뿐만 아니라 매체 비용 등을 다 합치면 최소 60억~70억부터고 많게는 100억이 넘는 규모로 집행한다”며 “이 정도 비용을 감당할 곳은 OTA 등을 제외하면 거의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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