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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부부 (출처: 팝마트 공식 홈페이지) |
"60위안짜리 장난감이 명품보다 비싸게 거래된다."
중국의 장난감 기업 팝마트(Pop Mart)가 만든 캐릭터 '라부부(Labubu)'는 최근 중국 젊은 세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했습니다.
뾰족한 이빨과 복슬복슬한 털, 장난꾸러기같은 표정은 소비자들의 감정을 자극했고, '나를 닮은 친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난 2019년 팝마트는 이 무명 캐릭터를 인수했고, 5년 뒤 회사의 시가총액은 60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산리오와 매텔을 합친 규모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기업가치를 키운 것은 이른바 '정서 소비'였습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제품의 실용성과 가격만을 따지지 않습니다.
제품이 감정적으로 나를 어떻게 위로하느냐, 얼마나 '나답게' 느껴지느냐가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를 '구즈(谷子) 경제'라고 부릅니다.
'굿즈(goods)'의 중국식 발음에서 나온 이 용어는 작은 감정 소비의 누적이 거대한 시장이 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수십 위안에 불과한 소액 거래이지만, 팬덤 커뮤니티 내에서 반복 구매를 유도하며 기업에 높은 수익성을 안깁니다.
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소비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습니다.
"필요해서 산다기보다 내 감정을 달래기 위해 산다", "실용보다 나의 정체성을 표현해줄 수 있는 물건"을 찾는 시대입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은 캐릭터와 굿즈를 통해 스스로를 표현하고, 관계를 맺으며, 정서적 연결감을 쌓고 있습니다.
라부부는 그 흐름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제 감정 기반 IP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브랜드·테크·정책·플랫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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