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단수 김효성 명상가
자신이 믿는 종교적인 입장을 떠나 매번 기도하면서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과연 이 간절함에 누군가가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그리고 응답해 주실까? 아니, 의심하면 안 되겠지. 노력과 정성이 더 필요한 걸까? 수많은 사람의 기도 중에 내 목소리가 전달은 되는 걸까?
누구라도 한 번쯤은 해봤을 고민일 것이다.

나는 기도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부모는 자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가진 것을 전부 내어주고 빗나가지 않기를 바라며, 실수를 잡아주고,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분투한다.

옛날 우리의 어머니들은 백일치성을 드렸다.

그래야 할의 문을 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결과 이전에 과정의 절차를 지키기 위한 헌신이었다.

물질을 넘어 정신까지 투사(投射)하신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소망을 이루고자 하는 믿음과 신념이 있었을 것이다.


부정이 아닌 긍정의 힘이 기적을 만들어낸다는 말은 익히 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도 감수하며, 그런 상황을 의심이 아닌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며,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중요한 사실을 깨우쳤다.

수처작주(隨處作主)라 했다.


그리고 말하는 것이 아닌 듣는 방법을 선택해야만 한다.

온갖 상념과 작은 소음까지 고요함에서 불청객이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끈기와 인내로 이겨야 한다.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알고 싶은 숙제의 답을.
그리고 이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남을 위한 행위이다.

자주 가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무언가를 팔러 들어오셨다.

거절을 당하고 나가는 모습을 보고 따라나섰다.

옆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엇을 파느냐고 여쭈었더니 들기름이란다.

한 병에 9,000원이란다.

더운 날씨에 고생이신 것 같아서 계신 5병을 흔쾌히 사기는 했지만 달리 쓸 곳이 없어 주변 지인들에게 나누어 드렸다.


그리고 영화를 보러 갔다.

무슨 사은행사를 한다면서 그 극장에서 발행한 즉석복권을 나누어주었다.

시간이 흘러 주머니를 뒤지다가 생각이 나서 긁어보니 일등당첨을 축하한다는 표시가 있었다.

그때 불현듯 스치는 것이 있었다.


“아! 이것은 그분의 기도 덕분이 아닐까, 얼굴도 모르는 이의 고마움에 답하는 마음이 전해져 이런 행운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동정이 아니라 내 마음이 끌려갔기에 나는 그런 행동을 했다.

또한, 그런 상황이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늘이 나에게 보내는 시험일 수도 있다.


그렇다.

계산하지 않는 순수함으로, 착하고 선한 삶을 지향해 보자.
신단수 김효성 명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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