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집사 게이트’ 정조준...카카오 신한銀 키움證 등 184억 몰아줘

부실기업 184억 투자 유치
특검 “4월 출국 후 귀국 안해
여권 무효화 조치 취할 것”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모씨(47)가 대기업들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부당하게 거액을 수수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했다.


9일 김건희 특검팀의 문홍주 특검보는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준비 기간에 코바나컨텐츠 협찬 관련 내사를 진행하던 중 속칭 집사로 불리던 김모씨가 올해 4월 출국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사무실 및 가족 주거지를 이전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도피 및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고 보여 신속한 수사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속칭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린다.

2010년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에서 김 여사와 친분을 쌓고 2012년 김 여사의 전시회를 계기로 모친인 최은순씨와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2013년 렌터카업체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 설립에 참여했다.

그해 도이치모터스에서 BMW 50대를 지원받아 렌터카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김 여사 모친 최씨가 경기 성남시 땅 매입 과정에서 350억원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직접 잔고증명서를 위조해준 사람이 김씨다.

김 씨는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최 씨는 징역 1년의 실형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 시기인 2023년에는 IMS모빌리티가 오아시스펀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계열사 네 곳, 한국증권금융, 신한은행, 키움증권 등으로부터 총 184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액 중 46억원은 김씨 개인 지분을 매입하는 데 쓰였다.

투자 받을 당시 IMS는 누적 손실이 340억원이 넘었다.


특검팀은 대기업들이 뚜렷한 수익 전망이 없는 부실기업에 투자한 배경에 김 여사가 관여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당시 투자한 기업들이 모두 해결해야 할 이슈가 있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공정위가 택시콜 몰아주기에 대한 수백억대 과징금을 부과한 직후였고, HS효성의 경우 세금탈루,자금전용 등의 내부고발로 수사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신한은행은 부당대출사고로 인한 내부통제와 지배구조에 대한 금융당국의 집중점검이 있었다.

키움증권은 이른바 ‘라덕연 일당 주가조작 사태’ 때 김익래 회장이 다우데이터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가 논란에 휩싸이며 회장직에서도 불명예 퇴진했다.

공교롭게 이런 기업들이 투자했다는 사실을 특검은 눈여겨 보고 있다.


다만 법원은 ‘집사 게이트’는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김씨에 대한 특검의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기각했다.

문 특검보는 “법원에 충분히 소명한 후 강제수사 역시 진행할 예정”이라며 영장 재청구 의지를 밝혔다.


특검은 김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했고 여권 무효화 조치도 취할 예정이다.

문 특검보는 “이 사건 관련자, 관련 회사들의 휴대전화 교체, 관련자의 자료 삭제 및 파훼 등 증거 인멸 행위가 우려된다”며 “이러한 증거인멸 행위가 발견되면 특검은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검은 이 사건과 유사한 코바나컨텐츠 관련 전시회 기업들의 뇌물성 협찬 제공 의혹 사건도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며 “이와 같은 기업을 통한 부당이득 취득 행위에 대해 어떠한 의혹이 남지 않게 철저히 실체를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IMS 측은 반박 입장문을 통해 “2013년 렌터카 회사 설립 당시 BMW 18대를 정상가로 구매해 도이치모터스로부터 어떠한 경제적 혜택이나 지원은 없었다”며 “김씨는 회사가 2017년 인수한 사이드스텝의 창립멤버로 2021년 4월 1일 퇴사 후 회사의 운영과 어떠한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와 관련된 특검 조사가 시작될 경우 이에 대해 성실히 조사받을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있는 그대로 사실이 밝혀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