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우 GC
녹십자 개발본부장
국가안보·의료주권 강화 앞장
GC
녹십자가 개발에 착수한 지 28년 만에 ‘배리트락스주’의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하며 탄저 백신 국산화라는 결실을 맺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백신 제품 허가를 넘어 국가 안보와 백신 주권 강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 사례로 주목된다.
이재우 GC
녹십자 개발본부장은 “배리트락스주는 사업성을 떠나 반드시 필요한 백신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한다는 GC
녹십자의 비전이 담긴 제품”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본부장은 “배리트락스주는 제품 개발이 장기화함에 따라 규제 및 사회경제적 상황이 수시로 변화하는 긴 여정을 거쳤다”며 “특히 탄저 백신은 임상시험으로 유
효성을 증명할 수 없어 비임상·임상 전략의 단계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긴밀히 소통해야 했다.
이번 허가 과정을 통해 규제기관과 협력의 중요성을 다시금 절감했다”고 전했다.
배리트락스주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재조합 단백질 탄저 백신이다.
기존 탄저 백신은 탄저균을 배양해 방어 항원만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배양 시 방어 항원 외에 부종 인자나 치사 인자 등 일부 독소 단백질이 미량으로 남아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었다.
이 본부장은 “배리트락스주는 병원성을 일으키는 세 가지 독소 단백질 중 방어 항원만을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정제해 생산함으로써 기존 백신 대비 안전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GC
녹십자는 배리트락스주 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고면역원성 독감 백신과 Tdap 백신 등 후속 백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이미 지씨플루를 통해 국내에 공급 중인 3가·4가 독감 백신을 넘어 6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함량 3가 독감 백신을 개발 중이다.
이 본부장은 “독감 백신은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NIP)으로 접종되고 있으나, 여전히 독감으로 인한 사망 환자의 90%가 고령층에게서 발생하고 있을 만큼 실
효성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면역원성이 낮고 만성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고령층의 경우 고면역원성을 유도할 수 있는 독감 백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미국·독일·영국 등 주요국은 이미 고용량 독감 백신을 고령층에게 권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Tdap 백신 자급화도 GC
녹십자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Tdap 백신은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으로, 특히 백일해의 경우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할 만큼 전염성이 높은 질환이다.
이 본부장은 “GC
녹십자는 모든 항원을 원료의약품 단계부터 자체 개발·생산할 수 있으며 백일해 제조 공정 특허까지 보유해 기술적 고유성을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Tdap 백신은 국내 품목허가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며 “WHO PQ 인증 획득 시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 공급이 가능해지는 만큼 글로벌 공중보건 증진과 수출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히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플랫폼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mRNA 특허 5건과 지질
나노입자(LNP) 관련 특허 8건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변이주를 겨냥한 mRNA 백신 연구를 진행 중”이라면서 “이 플랫폼 기술은 차세대 팬데믹 대응뿐 아니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본부장은 “백신은 수익성만으로는 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운 공공재 성격을 지닌다”면서 “정부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이 필수적이며 허가 당국도 심사를 넘어 기업과 함께 초기 단계부터 규제과학을 기반으로 개발의 동반자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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