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놓으면 손해, 일단 미룹시다”…어수선한 정부부처, 중요정책 숨겨둔 까닭

대선 앞두고 우선순위 조정
주요·핵심정책은 발표 미뤄

[사진 출처 = 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부 부처들이 조용하다.

부처마다 핵심 ‘앙꼬 정책’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로 미루는 꼼수 아닌 꼼수를 부리고 있다.

대선 전 주요 정책을 발표해봐야 주목을 받긴커녕 새 정부 코드에 따라 향후 전면 재검토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대선 전과 후로 나누어 각 시기에 발표할 주요 정책들을 각 실·국별로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거나 각 부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책들은 대선 뒤로 발표를 미루는 식이다.


실제로 산업부와 기획재정부가 이달 중순 발표하려고 했던 유턴기업 지원책은 발표가 순연됐다.

경제 사령탑이 공백인 데다 대선까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발표가 미뤄진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범부처 비상수출 대책을 발표하며 유턴기업 세제 지원 방안 등을 발표했다.

추가로 유턴기업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이달 발표하려고 계획했지만 스케줄이 밀렸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지금 발표되는 정책들은 주로 털어야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살짝 밀리는 것들”이라며 “중요한 정책 발표는 ‘스톱’ 상태에 가깝고 대부분 부처들이 발표할 정책들을 구분해 리스트업해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각 부처들은 차기 정부 출범에 대비해 업무보고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한 정부 부처는 대선 후보별 어젠다를 분석해 새 정부 출범 시 정책 추진 방향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분야별로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만한 정책들을 검토하는 것이다.


각 부처 공무원들도 차기 정부 출범에 대비하고 있다는 목소리는 공공연히 내지 못하지만 암암리에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차기 정부 출범 이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으로 인해 탄핵당하면서 차기 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꾸려야 한다.


또 다른 정부 부처 관계자는 “인수위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할 때 인수위가 없어 공무원들이 상당히 힘들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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