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절대강자 쿠팡 견제 나선 유통업계…'적과의 동침'도 불사

【 앵커멘트 】
'절대강자' 쿠팡에 맞서기 위한 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단순 경쟁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어제의 적'과 연합을 택한 건데요.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유통 시장에서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의 실적부터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올 1분기에도 쿠팡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고요?

【 기자 】
네, 올해 1분기는 불황에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며 그 어느때보다 소비가 위축됐는데요.

이에 유통 채널에서는 '승자 독식' 현상이 유독 심하게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평소 가격 경쟁력과 고객 충성도가 높은 1위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한 건데요.

특히 이런 현상은 온라인 쇼핑몰, 이커머스업계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쿠팡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79억 800만달러, 우리돈 11조 4천8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1% 증가했습니다.

이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로, 쿠팡은 2023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세를 유지 중입니다.

영업이익 역시 2천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배 급증했습니다.

1년 새 시장 지배력도 눈에 띄게 커졌는데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쿠팡의 카드결제금액은 9조 2천976억원으로, 주요 10개 사를 합산한 금액의 63.3%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분기보다 6%포인트나 높아진 결과입니다.

【 앵커멘트 】
역시 쿠팡의 독보적인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이러한 쿠팡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특히 성장 가능성이 큰 '신선식품' 영역에 주목하고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먼저 신세계가 11번가와 신선식품 동맹을 구축했는데요.

11번가의 장보기 전문관인 '마트플러스'에 SSG닷컴이 운영하는 '이마트몰'이 입점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11번가에서도 각종 신선식품과 노브랜드 PB 상품 등 이마트몰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된 건데요.

이번 협업을 통해 11번가는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할 수 있게 됐으며, SSG닷컴 역시 11번가라는 판매 채널을 추가 확보하며 외형 확장을 꾀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네이버도 컬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요.

컬리는 연내로 네이버가 지난달 새롭게 선보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제품을 입점시킬 계획입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네이버는 그간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신선식품을 강화하고, 컬리가 구축한 새벽배송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컬리 역시 네이버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경험을 확대하며 고객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이커머스가 신선식품 역량을 강화하는 이유는 쿠팡이 유일하게 우위를 점하지 못한 영역 중 하나가 신선식품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는데요.

관련 발언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종우 /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 "이커머스에서 아직 유일하게 공략 못 한 카테고리가 신선식품이거든요. 쿠팡에 공산품은(구매는) 거의 다 넘어갔잖아요. 그런데 쿠팡이 마지막 남은 신선식품까지는 아직 정복 못 했거든요. 그래서 (기업 간 협업은) 신선식품을 쿠팡보다 먼저 정복하기 위한 포석 같아요."

【 앵커멘트 】
업계가 쿠팡과 겨뤄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역이 신선식품이라고 판단한 거군요.
이처럼 기업 간 협업이 늘면서 업계 넘나드는 결합 상품도 출시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OTT 결합 상품이 대세라고요?

【 기자 】
네, 유통업계가 고객 확보를 위해 OTT 구독률이 높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콘텐츠 마케팅'에 나선 건데요.

먼저 지난해 11월 네이버가 넷플릭스의 손을 잡았습니다.

월 구독료 4,900원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월 5,500원 넷플릭스 요금제를 함께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두 기업의 협업 이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일 평균 가입자는 1.5배 증가했고, 구독 유지 비율도 약 95%를 넘어섰습니다.

제휴 직전 1천만대까지 줄어들었던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네이버와 협력 이후 빠르게 회복세를 보였는데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천406만명으로, 2위인 쿠팡플레이의 682만명과 두 배 이상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질세라 쿠팡은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쿠팡 플레이를 공짜로 풀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배달업계 1위 배달의민족 역시 CJ ENM 티빙과 손잡고 쿠팡이츠 견제에 나섰는데요.

배민의 구독 상품 '배민클럽'에 티빙을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멤버십 상품을 추가한다는 계획입니다.

【 앵커멘트 】
이커머스 경쟁이 포화 상태에 빠지면서 업계가 합종연횡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이밖에 올해 업계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 간 제휴와 인수에는 어떤 것들이 남아 있을까요?

【 기자 】
먼저 신선식품 전문 기업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를 추진합니다.

오아시스는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지난해 7월부터 기업회생절차를 밟아온 티몬의 최종 인수 후보자로 선정됐는데요.

국내 새벽배송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오아시스는 티몬의 오픈마켓 플랫폼을 활용해 외형 확대를 노리고, 더 나아가 기업공개 재추진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위메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신세계그룹 G마켓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이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르면 상반기 내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공정위 심사가 길어지며 시기가 늦춰지고 있는데요.

두 기업이 본격적인 협업을 시작하면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직구에 나서고, 알리바바는 G마켓의 물류센터 등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티몬·위메프에 이어 홈플러스와 발란까지, 국내 유통 기업들이 불황에 위기를 맞은 가운데 각종 협업과 제휴로 실속을 챙기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 앵커멘트 】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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