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해킹에 대비하는 사이버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보험사들도 기업이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관련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작년 11월 사이버RM(위험관리)센터를 신설한 이래 이달 19일까지 체결한 사이버보험 계약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2배 증가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지난달 22일
SK텔레콤 해킹 사태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가입이 급증했다.
권택인 사이버RM센터장은 "설립 이후 반년간 사이버보험 컨설팅을 제공한 기업이 70개 정도 된다"고 전했다.
사이버보험은 보장 내용이 손해보험사마다 유사해 차별화가 어려운 상품이지만, 일부 손보사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며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대형사 '사이버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사이버 위험 수준을 진단하고, 보안업체와 협업하며 고객사 사이버 위험 수준에 대한 컨설팅을 수행한다.
SK텔레콤 사태 이후 특종보험1팀 사이버팀에서는 주 2회 고객 설명회 등을 진행하며 기업의 사이버보험 견적을 내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은 보안기술기업 티오리, 법무법인 세종과 함께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회사가 지닌 보안 위험 수준을 진단하는 것부터 사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윈한 법률 지원까지 한 번에 제공한다.
사이버보험은 사고를 당했을 때 피보험자가 부담한 사고와 침해 대응 비용을 보장해준다.
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난 경우 고객들이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 해당 비용도 보상해준다.
회사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복구하는 비용을 보상해줄 뿐 아니라 고객·협업사가 지식재산권 침해를 주장했을 때 법률상 배상 책임도 진다.
권순일 보험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의 경우 사이버보험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곳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 사이버보험 시장은 형성 초기 단계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보험 중개업체 갤러거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사이버보험 시장 규모는 40억원이다.
12조원인 미국에 비해 3000분의 1 수준일 뿐 아니라 호주(6600억원), 일본(2700억원)에 비해서도 현저히 작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이버보험 산업의 규모를 나타내는 침투율에서도 한국은 말레이시아의 7분의 1, 태국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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