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을 공략했죠”...나홀로 질주하는 한화손보, 비결은 여성특화 상품

산불·폭우로 손보사 타격에도
한화만 1분기 순익 14% 늘어

여성특화 보험 인기몰이 영향
출산비 등 젊은층 유인 효과도

흡수합병 캐롯, 브랜드 그대로

한화손해보험 [사진 =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주요 손해보험업체가 줄줄이 순이익 감소를 기록한 와중에 한화손해보험은 당기순이익을 14%나 증가시켜 주목받았다.

보험업계 경쟁 심화로 상품 차별화가 어려워진 가운데 한화손보는 여성보험이라는 신시장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화손보는 디지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한 이후 ‘캐롯’을 자사 자동차 보험 브랜드에 폭넓게 활용하며 온라인 보험 가입에 익숙한 2030세대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손보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4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 신장했다.

손보사의 핵심 경쟁력인 장기 보장성 상품에서 신계약 매출 193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7% 성장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 등 주요 손보사는 순이익이 최소 5%에서 최대 57%까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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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는 손보사가 이익을 늘리기엔 녹록지 않은 환경이었다.

폭우로 인해 차 사고가 증가하고, 영남권에서 대규모 산불이 장기간 지속되는 등 예측하지 못한 요인으로 손해율이 높아져서다.


이상 기후에 따른 손실 확대에도 한화손보가 선전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경쟁사에 없는 다양한 여성특화 보험 상품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손보업계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상품으로 차별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한화손보는 ‘여자 마음을 읽는 보험’으로 개성을 드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한화손보는 2023년 7월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1.0’을 출시한 이래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현재 이 시리즈를 3탄까지 내놓는 동안 고객에게서 받은 누적 보혐료는 3195억원(올해 4월 기준)에 달한다.

한화손보 상품 기준으로 수취 보험료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을 론칭한 후 한화손보에 새로 가입한 장기 고객은 직전 1년 대비 38% 늘어났는데, 이 기간 여성 고객이 60% 가까이 증가했다.

신규 고객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도 상품 출시 전 50% 미만에서 출시 후 56%로 높아졌다.


고령층에 비해 보험 가입 필요성을 못 느끼는 젊은 층을 고객으로 유치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같은 기간 15~49세 여성 고객의 신규 가입이 2배 넘게 늘어났다.

여성 건강 보험에 맞는 다양한 특약을 넣은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출산 지원금 특약을 탑재해 첫째 1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500만원을 지원한 것이 여성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갑상선암·제왕절개수술 후 생기는 흉터에 대한 치료를 보장한 것과 특정 스트레스와 관련해 정신질환 진단비를 보장한 것도 호응을 얻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손보가 디지털 손보사 캐롯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주시하고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2019년 국내 첫 디지털 손보사로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최근 모회사 한화손보로의 완전 흡수합병이 의결됐다.

캐롯의 디지털 손보 사업이 한화손보의 오프라인 영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외려 실적 상승세에 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손보는 캐롯 브랜드가 지난 6년간 디지털 손보 대표 기업으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한 만큼 흡수합병을 한다 해도 브랜드는 그대로 살려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손보의 디지털 자동차보험 부문에 캐롯 브랜드를 적용하고, 대면 자동차보험 판매 채널에도 활용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작년 기준 두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합계는 5.4%인데, 한화손보는 이를 2030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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