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고구려실 1.7배 확충
광개토대왕릉비 탁본·사신도 벽화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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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선사고대관 재개관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한 관람객이 광개토대왕릉비 탁본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
높이 6m가 넘는 거대한 탁본 4개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광개토대왕릉비 탁본(디지털 복원본)이다.
박물관은 이를 전시하기 위해 전용 공간 층고마저 높였다.
국립중앙박물관 1층 상설전시실을 차지하는 선사고대관이 확 바뀌었다.
2년에 걸쳐 진행한 개편 사업의 완성물이다.
박물관은 재개관 하루 전인 14일 언론 공개회를 열고 구석기실, 신석기실, 청동기실, 고조선·부여·삼한실, 고구려실을 새롭게 선보였다.
특징은 고구려실의 확충이다.
기존 고구려실은 우리 고대사에서 갖는 위상에 비하면 장소도 협소하고 유물도 많지 않아 다소 아쉬운 공간이었다.
이번 개편에서 고구려실은 기존 면적보다 1.7배 확대하고, 국내성과 평양성을 비롯한 중심지 이동에 따라 유물을 재구성했다.
윤상덕 박물관 고고역사부장은 “선사실이나 신라·백제실은 다른 박물관에서 유물을 대거 소장하고 있고 전시할 수 있지만 고구려실은 중앙박물관 말고는 보여줄 곳이 없다”며 “최근 중국과 한강 주변에서 발견한 유물과 대표 작품을 중심으로 새롭게 꾸몄다”고 설명했다.
마치 고구려 무덤에 들어간 듯 고분벽화를 사방에 펼쳐놓은 전시도 눈길을 끈다.
강서대묘의 청룡 백호 주작 현무 사신도 벽화로 황룡이 그려진 천장도도 한쪽 벽을 수놓고 있다.
이 모사도는 1930년대 일본인에 의해 그려진 작품이다.
삼국 중 처음으로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답게 국내에서 발견된 제일 오래된 6세기 불상도 전시실 중앙에서 시선을 잡아끈다.
처음 전시되는 고구려 장수의 갑옷은 고구려 남진의 요새였던 경기도 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된 것으로 삼국 간의 전쟁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이다.
‘삶의 흔적, 역사가 되다’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전시실엔 총 1807점이 나왔다.
영상과 그래픽을 대폭 확충해 인류의 등장에서 고대 국가의 출현까지 쉽고 친절하게 선사 시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구석기시대 뗀석기를 만드는 재현 영상, 신석기 움집의 삼차원 재현 연출, 동삼동 패총 투사 영상, 가덕도 무덤 연출, 손으로 만질 수 있게 한 고조선 비파형 동검 모형 등에서 박물관의 세심함과 소통 노력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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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무등리 보루에서 출토된 고구려 장수의 철갑옷.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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