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이동섭 국기원장 “한-미 동맹 가교에 태권도만한 것 없죠”

이동섭 국기원장 인터뷰
美서 태권도 행사 연이어 계획
5월 백악관 앞 단체 퍼포먼스
7월 애너하임서 세계한마당

“태권도 최고” 트럼프도 초청
美 의회엔 이달 태권도교실 재개
“민간 외교 큰 역할, 성장 기대”

이동섭 국기원장이 4일 국기원 원장실에서 겨루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오는 5월 태권도인들의 우렁찬 기합 소리가 미국 백악관 앞 잔디마당을 뒤덮는다.

7월에는 사상 처음 세계태권도한마당을 미국에서 개최한다.

‘국기(國技)’ 태권도가 한·미 간 문화 외교 첨병 역할을 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초청을 받고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동섭 국기원장은 4일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태권도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공공·문화 외교에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미국에 다시 태권도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미국 내 태권도 수련 인구는 50년 넘게 태권도 전도사 역할을 했던 고(故) 이준구 사범 등의 영향으로 매년 꾸준하게 늘어 지난해 660여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연이은 대형 행사를 통해 미국 내 태권도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5월 중에 열릴 태권도 한마음 대축제에서는 수천명의 태권도인들이 단체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앞서 지난 2023년 3월 열린 태권도 한마음 대축제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만2263명이 모여 태극 1장을 시연해 세계기네스협회 단체 최다 시연 신기록을 세워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백악관에서 태권도 단체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미국 전역에서 태권도인들이 모여 일사불란하게 태권도 품새 동작을 선보이고, 국기원 시범단도 함께 한다.


이 원장은 “백악관에서 매년 아시아 이민자들을 위해 개최한 ‘아시아데이’ 행사 중 하나로 들어가 태권도의 위상을 제대로 알릴 계획이다.

미국 내 한인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태권도인들에게 자부심이 큰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2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30회째를 맞이한 세계태권도한마당은 7월 16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치른다.

전세계 태권도인들이 품새, 격파, 호신술, 태권체조 등 기술적 요소를 두고 기량을 겨루는 세계태권도한마당을 해외에서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전 세계에 운영 중인 국기원 지부가 131개까지 늘었다.

국기원 단증이 발급된 214개국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를 기획하면서 미국 개최를 추진했다.

가능한 전세계 모든 태권도인이 참여해 진정한 의미의 태권도한마당을 열겠다”고 밝혔다.


국기원은 두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할 계획이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2021년 11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태권도 명예 9단증을 수여하고 태권도복을 증정하는 등 인연을 만들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태극기가 박힌 도복을 입고서 “태권도는 세계 최고의 무예”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다.


이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별장 집무실 한켠에 국기원 명예 9단증을 ‘인생에서 자랑스러웠던 순간’ 중 하나로 함께 내걸었던 걸 보고, 태권도에 대한 존중과 애정을 느꼈다.

태극기가 새겨진 태권도복을 입고 ‘한국 사람들은 위대하다’고 말했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초청할 예정인) 두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한·미 동맹 강화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말 미국 연방 하원 의원들과 만나 이른바 ‘태권도 외교’를 하고 왔다.

11선의 팀 월버그(공화당·미시간), 하원 외교위원장 출신의 그레고리 믹스(민주·뉴욕) 등 하원의원들과 태권도 저변 확대·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달 초부터 미 연방 상·하원 의원회관에 태권도 교실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도 태권도 교실을 통해 공인 3단을 받았다.

연방 상·하원의원 350명을 유단자로 배출한 이준구 사범이 타계한 뒤로 미국 의회 태권도 교실이 한동안 운영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다시 문을 연다.

초선 때부터 이 교실에서 태권도를 배웠다는 그레고리 믹스 전 외교위원장은 태권도가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한·미 양국 간 신뢰 구축의 상징과 같은 존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20대 국회의원 출신으로서 미국 정치인들과 경제·안보 현안도 논의했다는 이 원장은 “태권도의 기본은 ‘충·효·예’다.

국기원장이지만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충’을 담아 관세 문제, 한국 내 정세에 대한 의견을 전했고, 미국 정치인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그는 “태권도 인구가 전세계적으로 약 2억명 가량 된다.

K컬처, K팝 인기 이전에 전세계적으로 보급한 태권도는 ‘원조 한류’로 꼽힌다.

민족의 문화유산인 태권도가 민간 외교의 큰 역할을 하면서 세계 속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섭 국기원장이 4일 국기원 원장실에서 겨루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동섭 국기원장이 4일 국기원 원장실에서 겨루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동섭 국기원장이 4일 국기원 원장실에서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이동섭 국기원장이 4일 국기원 원장실에서 겨루기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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