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먼저 위고비 열풍이 불었던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최근 '위고비 페이스' '오젬픽 페이스'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얼굴 피부가 처지고 늙어 보이는 현상을 빗댄 말이다.


원하는 부위의 지방만 골라서 빼는 것은 지금도 가능하다.

성형외과 등에서 지방 흡입 수술을 받거나 비수술적으로 세포용해제 피하주사 시술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하고, 시술은 일부 후유증이 보고되면서 대중화되지 못했다.

지방 분해 주사제는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원하는 부위만 감량해줘 이상적인 몸매를 만들 수 있는 보완재로 꼽힌다.

위고비 같은 GLP-1 약물로 전신 체중을 감량한 뒤 복부와 옆구리 등 부위별로 지방을 제거하면 훨씬 더 균형 있게 살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보툴리눔 톡신(보톡스)이나 필러가 대중화된 것처럼 지방 감소 주사제도 일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지엘테라퓨틱스에 따르면 비수술적 지방 감소 시장은 2022년 13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16% 성장해 2030년에는 43억달러(약 6조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도 관련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차세대 국소 지방 감소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는 아미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AYP-101'은 2주간 6회 투여하는 것만으로 지방 감소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톡스처럼 주기적으로 맞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국내 임상 3상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라지엘테라퓨틱스도 한국 기업과 협업할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LG화학, 대웅제약, 휴젤 등 한국 미용의료 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필리프 셰종 라지엘테라퓨틱스 회장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보툴리눔 톡신, 필러, 지방 감소 주사제 등의 통합 패키지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 감소 주사제의 짝꿍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 분야 치료제는 이미 2023년에만 62억달러(약 9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8년에는 466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49.6%에 달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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