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원년이었던 지난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정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해 국내 주요기업의 자사주 소각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지난해 자사주 매입량은 전년대비 14.6% 줄었지만 소각량은 75.2% 가량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한 기업의 수도 2023년 45곳에서 2024년 64곳으로 19개가 늘었습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소각하면 유통 주식 수가 줄어 그만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가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자사주를 매입만하고 소각하지 않으면 유통주식 수에 변화가 없는데다, 주식이 언제든 다시 시장에 풀릴 수 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밸류업으로 보기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 인터뷰(☎) :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자사주 매입'이 제대로 된 주주환원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결국은 '소각'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나야 합니다. 매입 이후에 소각까지 이루어져야 비로소 '주주환원이 최종적으로 완결되었다'고 평가할수 있습니다. "
특히 금융권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대 금융지주와 증권사 등이 포함된 17개 금융기업은 지난해 매입한 자사주를 대부분 소각했습니다.
덧붙여 이들은 저마다 향후 추가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약속하고 나섰습니다.
KB금융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0에 달할 때까지 매년 1000만 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신한금융은 오는 2027년까지 주식 5000만 주를 소각해 주주환원율을 현재 36%에서 50%까지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같은 노력에 투자자들이 몰려 금융주는 연초부터 강세를 보였습니다.
실질적인 주가 부양효과도 확인된만큼, 타 업권에서도 자사주 소각 랠리를 이어받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이정호입니다. [ lee.jeongho@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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