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불황에 고환율까지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면세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면세업계는 일부 지점을 폐점하고, 중국 보따리상에 면세품을 팔지 않기로 하는 등 적자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요.
구민정 기자가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 기자 】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 사업이 끝 모를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코로나 직전 약 25조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엔 약 13조 8천억 원, 지난해 11월까지는 12조 9천억원대까지 떨어지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말 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환율이 1천500원대까지 오르며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데다, 계속된 경기 불황에 소비심리마저 위축되며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면세업계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체질개선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해 초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번 달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의 폐업을 결정했습니다.
오는 2026년까지 영업할 수 있는 부산 면세점 특허권을 조기에 반납하기로 한 겁니다.
한때 연 매출 1천억원이 넘는 효자 점포였던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코로나19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반등을 꿈꿨지만, 불경기에 결국 폐점을 면치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롯데면세점은 면세업계의 최대 고객인 중국 보따리상, 일명 '따이궁'과의 거래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따이궁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으로 사들여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중국인 보따리상입니다.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이 금지되자 따이궁들은 그 빈자리를 채우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 지금껏 국내 면세점 매출 대부분을 책임져왔습니다.
면세업계는 따이궁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상품 정상가의 35~50%를 환급하면서도, 재고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들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밑지는 장사'가 계속되자, 면세업계는 따이궁에게 물건을 팔면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에 빠지게 됐습니다.
이에 롯데면세점이 매출의 큰 부분을 포기하면서라도 수익성을 되살리고자 업계 최초로 따이궁과의 이별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존폐의 기로에 선 국내 면세점들이 과감한 결단을 통해 새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매일경제TV 구민정입니다. [ koo.minjung@mktv.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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