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5일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사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 오후 4시 13분쯤 서울 성동구 본사 인재개발원에서 임금·단체협약 5차 본교섭을 개시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협상안을 검토하기 위해 오후 4시 20분쯤 교섭을 정회했습니다.

이후 오후 7시 1분쯤 속개했지만, 13분 만에 다시 회의가 중단됐습니다.

사측은 정부 지침에 따른 2.5% 임금 인상을 제시하고, 안전인력 채용 규모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노조 측은 "사측이 핵심 쟁점인 안전인력 충원 확대, 1인 승무제 도입 중단 등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고용안정 관련 단협 조항 후퇴, 휴가 축소 등 일부 개악안까지 포함시켜 제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내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사측이 개선되거나 전향적인 안을 내놓지 않으면 6일 첫차부터 파업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했으며 오후 10시쯤 최종 교섭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노조는 6.6% 임금 인상, 2026년까지 2천여 명을 감축하겠다는 구조조정 계획 철회, 인력 운영 정상화, 1인 승무제 도입 철회 등을 요구해왔습니다.

하지만 사측은 구조조정 계획 재고는 불가하며 1인 승무제의 경우 도입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제2·제3노조와의 막판 교섭도 정회가 반복되는 가운데 순탄치 않은 분위기입니다.

최평철 2노조 교육홍보실장은 "사측이 개악된 안건을 가져와 일찍 정회했다"며 "휴가를 조정해서 인력 대체효과를 낸다는 식인데, 그건 우리 입장에선 개악"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와의 송시영 위원장은 "임금과 채용, 근무환경 등 부분에서 실무 협의를 거쳐 어느 정도 서로 받아들인 상태였는데 합의서에 반영이 안됐다"며 "다만 저희가 요구했던 '저출생 극복·일가정 양립 특별합의서'의 상당 부분이 반영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전했습니다.

2노조와 3노조가 처음 제시했던 임금 인상률은 각각 5.0%, 7.1%입니다.

특히 두 노조는 안전 인력 충원을 공통 요구 사항으로 내걸었습니다.

3노조는 정책 인건비 총액 제외 인정, 신규 채용 규모 확정도 협상안에 포함했습니다.

2노조와 3노조의 최종 교섭은 1노조에 이어 오후 10시 이후에 재개될 예정입니다.

1·3노조는 최종 교섭 결렬 시 6일 총파업에 나선다고 예고한 상태로, 이날 늦은 시각까지 치열한 줄다리기 협상이 예상됩니다.

2노조는 앞선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건이 부결돼 1·3노조와는 달리 당장 단체행동에 나서지는 않습니다.

올해 7월 기준 노조별 조합원 비중은 1노조가 60.0%로 가장 많고 2노조 16.7%, 3노조 12.9% 순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1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지하철 운행은 차질을 빚을 전망입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이슈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