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방산업체 지정 실사준비용 자료 제출 연기
“선도함 건조 위해 필요한 필수 기준 누락 확인돼 방사청 의견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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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매경DB, 현대중공업 제공) |
최근 경쟁사간 갈등이 겨우 봉합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
KDDX)이 또 삐걱거리고 있다.
이번에는
HD현대중공업의 ‘시간 끌기 논란’이 불거졌다.
현대중공업은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 실사 준비를 위한 서류 제출을 2차례나 미뤘다.
반면, 경쟁사인
한화오션은 산업부가 요구한 기한에 맞춰 제때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의 자료 제출 미비로 현재 산업부의 방산업체 지정 실사는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KDDX 전력화를 서두른다고 입장을 발표한 회사가, 시간을 끄는 행동을 하는 것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산업부는 11월 초
KDDX 방산업체 지정을 위한 실사 준비에 돌입했다.
방위사업법에 따르면 방산물자로 지정된
KDDX는 정부가 지정한 방산업체만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산업부 측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실사 준비 전 필요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산업부는 회사가 낸 자료를 토대로 실사를 진행한 후, 업체를 지정한다.
해당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2차례 서류 제출을 누락했다.
산업부가 정한 기한 내
한화오션은 서류를 제때 제출했지만, 현대중공업은 서류를 내지 않았다.
대신 당국 측에, 잠시 시간을 달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11월 29일까지 기한을 연장해 줬다.
그러나, 29일 현대중공업 측은 다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실사 준비를 위한 자료 제출이 미뤄지면서,
KDDX 실사도 연기됐다.
본래 당국 측은 자료를 받은 뒤 11월 말 실사에 돌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서류 연기 사유를 묻자,
HD현대중공업 측은 “산자부가 요구하는 생산능력판단기준서 작성항목에 선도함 건조를 위해 필요한 설계 인력 등 일부 필수 기준이 누락돼 있는 것으로 파악했고, 방사청의 의견을 들은 이후 관련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 산자부에 사전 설명을 해 양해도 구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의 서류 제출 누락으로 사업이 늦춰지자, 조선·방산업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
KDDX사업이 지연된 만큼 사업자 선정이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말과 달리 행동으로는 사실상 ‘시간 끌기’에 가까운 행동을 펼치면서 불편한 시선으로 이를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즉시 전력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약속한 업체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정부가 요구한 기한을 어기고, 사업을 지연시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KDDX사업은 사업규모만 약 8조원에 달하는 대형 군함 건조사업이다.
사업은 개념설계 → 기본설계 →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 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진다.
개념설계는 2012년 당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수주했고, 기본설계는 2020년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수주했다.
방산당국은 방위사업관리규정 89조 2항을 근거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려 했다.
일반적으로 해당 법령과 관행에 따라 기본설계를 담당한 회사가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다.
그러나 곧 문제가 생겼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군사 기밀 탈취, 유포 혐의로 유죄를 받은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군사 기밀 탐지·수집, 누설로 인한 군사기밀보호법(군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군기법 위반한 회사에 책임을 묻지 않고 수의계약을 바로 진행하는 것에
한화오션이 강하게 반발했다.
‘경쟁입찰’을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감정이 격해지면서 두 회사는 상대방을 고소하며 법정 싸움까지 끌고 나갔다.
최근 상호 고소를 취하하며 갈등이 ‘임시 봉합’ 됐으나,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상태다.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이 지연됐고, 절차상 문제가 없는 만큼, 과거 원칙대로
HD현대중공업이 단독 입찰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화오션은 빨리 경쟁 입찰을 마무리 짓고,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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