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리대출 싱글맘 비극 없게...”소액생계비대출 재원 확충

정부, 생계비 대출 법인세 면제키로
국회서 대부업법 개정안도 통과
대부업 등록요건 대폭 강화

챗GPT가 그린 대출로 고통받는 서민의 모습. <챗GPT>
앞으로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소액생계비대출 재원이 늘어날 전망이다.

저신용자에게 급전을 빌려주는 서민금융진흥원의 소액생계비대출이 법인세 과세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여기서 벌어들인 이자수익을 다시 해당 사업에 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최근 30대 싱글맘이 수십만원 생계비 대출로 불법 추심에 시달리다 숨져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서민을 위한 정책 금융의 활로가 열릴 전망이다.

특히 대부업의 문턱을 높인 대부업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민 대출 공백을 메꿀 정책 금융의 중요성은 연일 커지고 있다.


3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획재정부는 법인세법 시행규칙에 단서조항(2조의2 2항)을 신설해 서민금융진흥원 소액생계비대출을 법인세 과세대상에서 제외했다.

소액생계비 대출은 신용 평점 하위 20%,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성인에게 연 15.9% 금리로 최대 100만원을 빌려주는 정책금융 상품으로 지난해 3월 출시됐다.


기존 법인세법 시행규칙에 대출금리 6% 이하의 사업만 소액신용대출사업으로 간주하고, 그 대출사업에서 발생한 소득 전액(이자소득 포함)을 고유목적사업(비영리내국법인의 수익사업 외의 사업)에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단서조항이 신설되면서, 서민금융진흥원의 소액생계비대출은 대출금리 6%를 초과함에도 불구하고 그 이자수익을 다시 대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법 개정은 금융위와 서민금융진흥원이 소액생계비대출 재원 마련 관련 애로사항을 기재부에 전달하고, 기재부가 이를 적극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그간 소액생계비대출은 재원이 모두 기부금으로 움직여 자금 마련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서민금융진흥원이 회수된 자금과 이자를 모두 관련 사업에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추가재원 마련의 부담이 덜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6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소액생계비대출 사업을 통해 확보된 이자소득은 총 153억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법 개정을 계기로 이 금액이 내년도 소액생계비대출 사업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특히 불법사채 처벌과 대부업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이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를 여야 합의로 통과하면서 서민을 위한 생계비 대출을 정부 차원에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업 등록을 위한 자기자본 요건은 개인의 경우 기존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법인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조정된다.

이에 미흡한 요건을 파고들어 영업하던 대부업자가 상당수 사라지며 일시적으로 공급이 축소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천 의원은 “불법사채 근절 위해 대부시장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일부 대부공급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정책금융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서민정책금융 재원 계속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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