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등 3개 인종 게놈 분석결과
아밀레이스 생산 유전자 공통적으로 발견
“수렵·채집 시절에도 탄수화물 좋아했어”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과자, 초콜릿, 밥과 빵 등 탄수화물에 대한 사랑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하기 훨씬 전인 80만년 전 고대 인류부터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뉴욕주 버팔로대 연구팀과 코네티컷주 잭슨연구소는 다양한 시간대의 고대 인류 68명의 게놈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지난 17일 발표했다.
30만 년 전 처음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 이전의 고대 인류는 매머드 등 고기를 주로 섭취했으며, 이에 따라 대뇌 발달에 필요한 댄백질을 충분히 공급받았다는 이론이 한때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고고학 분야에서 발견된 증거들은 고대 인류가 농경 사회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탄수화물 섭취를 좋아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연구팀은 인간 탄수화물 소화의 첫 단계인 아밀레이스 유전자의 진화를 추적했다.
침에 포함된 아밀레이스는 전분을 분해해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당으로 만든다.
아밀레이스는 ‘타액 아밀레이스 유전자’(AMY1)에 의해 생성된다.
연구팀은 AMY1 유전자가 호모 사피엔스가 분화되기 훨씬 전부터 AMY1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멸종된 호미닌인과 네안테르탈인, 데니소바인의 게놈에서 모두 AMY1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며 “이는 세 종이 갈라지기 전에 공통 조상에서 유전적 형질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같은 사실의 발견은 고대 인류가 80만년 전부터 AMY1 사본을 두 개 이상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을 주로 했던 것으로 알려진 시기에도 인류는 탄수화물을 좋아했으며, 이는 인류가 향후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단에 적응할 수 있는 유전적 기회를 만들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능력이 비교적 최근까지도 발달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4000년 동안 평균 AMY1 사본 수가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는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생활 방식이 바뀌면서 인류가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단에 적응해 자연 선택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아칸소대 인류학과의 테일러 헤르메스 조교수는 “새로운 연구는 인간의 뇌가 커지는 데 기여한 에너지가 단백질이 아니라 탄수화물이라는 새로운 이론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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