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이창용, '매파적 인하' 강조

【 앵커멘트 】
오늘 집중취재 시간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 이어서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38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됐는데요.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는지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보도국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진경 기자, 어서오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이번 금리 인하로 한국도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 대열에 합류하게 됐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해 고금리를 유지한지 38개월 만에 통화정책 방향이 바뀌게 됐습니다.

앞서 짚어본 것처럼 물가 상승률 안정과 내수 부진이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는데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떨어진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긴축 수준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향후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금융안정 상황을 보면서 결정하겠다"며 이번 인하가 매파적 인하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세 등에 여전히 유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은 물가, 성장, 금융 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신중하고 균형 있게 결정해나갈 것입니다."

금통위원들도 1명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5명은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25%로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금통위가 매파적인 견해를 보인 건 금리 인하가 집값과 가계부채를 자극할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요.

가계부채 급증 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추가 인하는 향후 지표를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미 연준에서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두 차례 연속 빅컷 이야기가 나왔던 지난달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네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최근 공개된 지난달 FOMC 회의록에 따르면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과 0.25%포인트 내리는 '스몰컷'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매파적인 논의가 나왔던 건데요.

스몰컷을 주장한 위원들은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다소 높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0.25%포인트 인하가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에 더 부합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경제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면서 빅컷에 대한 연준의 부담감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예상을 소폭 상회했지만 6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고요.

고용 지표들도 지난달 빅컷 결정 당시보다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빅컷이 지나치게 과감했다는 지적과 함께 11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 앵커멘트 】
미국과 함께 일본에서도 금리 정책을 둘러싸고 신중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취임이 변수가 됐죠?

【 기자 】
네, 이시바 총리는 당초 긴축 정책을 옹호할 인물로 평가가 됐습니다.

그동안 금리 인하와 통화 완화 정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해왔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취임 후 예상과 달리 비둘기적인 메시지를 내면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었습니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를 만난 후에는 "추가로 금리를 올릴 여건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달러당 엔화값이 한 달 반만에 최고치를 찍기도 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달 말과 오는 12월 두 차례 기준금리 결정 회의를 앞두고 있는데요.

히미노 일본은행 부총재 역시 "금리인상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일본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올려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종료한 데 이어 7월에도 금리를 인상한 바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금리 속도조절에 따른 환율 시장 영향도 알아보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강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와 일본, 어떤 상황입니까.

【 기자 】
오늘 한국은행이 추가 인하에 거리를 두면서 달러당 원화값이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1천350원대 부근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연준이 2차례 연속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기대에 힘입어 1천310원대까지 내려갔었는데요.

미 연준의 빅컷 기대감이 소멸하면서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탔습니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 고조도 강달러 요인으로 꼽히는데요.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에 힘이 실렸습니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원화값이 다시 1천300원대 후반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엔화 역시 약세로 돌아서며 달러 강세를 지지했습니다.

14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달러당 엔화값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하면서 140원대 후반까지 올랐습니다.

▶ 인터뷰 : 박상현 / iM증권 연구원
- "최근 달러 강세의 가장 중요한 배경은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와 관련된 불확실성이고요. 10월 들어와서 ECB의 금리 인하라든지 일본의 통화정책 기조 자체가 예상보다는 완화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부분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이렇게 주요국에서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도 증시는 생각보다 강한 모습입니다.
특히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미국 증시에서 랠리가 펼쳐지고 있죠?

【 기자 】
네, 연준의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는데도 미 증시는 연일 상승세입니다.

간밤 뉴욕증시는 약보합으로 쉬어가기는 했지만, 그 전날인 현지시간 9일에는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번 주 뉴욕증시 상승세는 반도체주와 기술주가 주도했는데요.

TSMC의 9월 매출이 예상을 웃돌면서 AI 및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또 애플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주가가 오르며 지수를 밀어올렸습니다.

뉴욕증시 훈풍에 국내 증시도 이번 주 빨간불을 켰습니다.

코스피가 이번 주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7% 급등했습니다.

【 앵커멘트 】
각국의 금리 정책과 그에 따른 금융시장 상향 알아봤습니다.
고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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