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운송 웃고 유가는 울었다··바닥친 기름값에 희비갈린 ETF

<그림=챗GPT>
수요 부진 우려에 유가 급락 영향에
비용절감된 운송·여행 ETF는 상승
유가 추종하는 원유 종목은 급락세
추가 하락 vs. 지금이 바닥···전망 엇갈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에 공급과잉 우려까지 겹치며 국제 유가가 1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자 여기에 영향을 받는 주요 부문별 상장지수펀드(ETF)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비용 절감 호재를 맞은 여행과 운송 종목은 반등한 반면, 유가를 추종하는 종목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KODEX 운송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1.07%로 올 들어 계속됐던 손실권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종목의 연초대비 수익률은 아직 -5.94%지만, 유가 하락세가 집중된 최근 들어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현재 이 종목이 담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HMM 비중은 각각 22.37%, 18.48%로 국내에 상장한 ETF 중 가장 높다.


연초대비 9.14% 하락하며 부진한 TIGER 여행레저 역시 여름철 여행수요 증가와 유가 하락이라는 쌍호재 덕택에 최근 한달 수익률 5.84%로 반전됐다.


원유 선물가격을 따라가는 KODEX WTI원유선물(H)은 1주간 6.54% 급락, 1개월 수익률이 -8.5%까지 떨어졌다.

반면 인버스 종목은 급등해 KODEX WTI원유선물인버스(H)의 경우 한달간 8.2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가는 글로벌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급락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지난 6일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67.67달러로 지난 2023년 6월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9일 현재에도 68달러 초반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 역시 연중 최저 수준이다.


원유 최대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 전망이 밝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증가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발 ‘빅 컷’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경기 둔화 뿐 아니라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원유 소비가 가파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지난 4일(현지시간) 시티그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플러스가 생산량을 줄이지 않으면 내년 평균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UBS는 중국 수요가 부진해도 미국 등 다른 국가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며 현재 배럴당 70달러 초반대인 브렌트유가 수개월 안에 8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가 전략비축유(SPR) 재비축을 위한 석유 매입가 하단을 배럴당 67~72달러로 설정한 것은 가격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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