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과 5일 양일간 코스피가 12% 급락한 폭락장 이후의 반등 장세에서 소비재 기업들이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음식료와 화장품주 모두 수출 모멘텀으로 올해 상반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는데 화장품주는 2분기 실적 충격에 경기 침체 우려,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주가가 제대로 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음식료주 대표 업종은 이미 급락장의 충격에서 빠져나와 52주 최고가를 기록한 기업들도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2일부터 13일까지 KT&G는 11.23% 상승하며 이날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2분기 해외 매출 증가에 전자담배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 덕을 봤다.

게다가 이번에 중간배당으로 주당 12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후 자사주 매입까지 시작돼 주주환원 정책이 외국인 순매수로 이어지고 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이 2.86% 올랐고 사조오양은 2.64%, 오리온은 2.45% 오르는 등 음식료주는 코스피가 폭락장 전보다 5.6% 빠져 있는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해외 비중이 삼양식품 71.1%, 오리온 65.4%, 농심 45.9%, KT&G 32.8% 등으로 높아져 수출은 음식료주에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곡물 가격이 내려가면서 투입단가가 안정화되고 있고 K푸드의 글로벌 진출로 음식료 업체의 긍정적 영업 환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화장품주는 대장주부터 유통 플랫폼, 제조업자개발생산(ODM)까지 밸류체인 모두 주가가 정체 상태다.

같은 소비재지만 필수소비재라 불황에도 소비량을 줄이지 않는 식품에 비해 화장품은 '비필수' 소비재 성격이 강하다.

'립스틱 효과'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로 화장품은 불황에 상대적으로 저가형 소비를 하는 성격이 있는데,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자 화장품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작년까지 주가가 약세였던 화장품주는 올해 미국, 일본 등으로 수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아마존이 리테일 부문 실적 부진을 발표하자 화장품주 주가는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

이번 '아마존 프라임데이' 때 한국 화장품의 랭킹이 크게 올랐는데 미국 매출이 타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중국 비중이 여전히 높았던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은 2일 이후 34.25% 하락했다.

2분기 '어닝쇼크' 효과가 매우 컸던 것이다.


'역직구 플랫폼'으로 해외 도매상들에게 국내 브랜드 제품을 공급하는 중간 유통사인 실리콘투는 올 상반기 주가가 400% 가까이 오르며 코스닥 시가총액 13위에까지 올랐지만 최근 주가는 부진하다.

2분기 영업이익은 3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1% 늘어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실적 발표일에는 오히려 4.71% 하락한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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