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역대최대 ‘바이코리아’
절반이 삼성전자·하이닉스 매수
개인·기관은 20조 팔아치워
미·일 주식에 11조 넘게 투자
하락 베팅 곱버스ETF도 인기

올 상반기에 역대 최대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한국 증시로 향했지만, 거의 비슷한 규모의 기관과 개인의 순매도가 이어졌다.


이에따라 한국 증시는 주요국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되려 곱버스에 배팅하는 모습도 관찰됐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1월 초부터 6월 28일까지 상반기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22조995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할 때 종전 순매수 최고 기록은 2023년으로 12조3182억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올해는 이 기록의 2배 가까운 금액이 유입된 것이다.

28일 장 마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중 외국인 비중은 35.63%로 연초 대비 2.91%포인트가 올랐다.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상반기에 삼성전자 주식 7조 997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 그 절반 수준인 3조 8034억원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하고, 현대차는 3조 4541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올들어 SK하이닉스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여전히 가장 유망한 한국 주식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들의 ‘바이(Buy) 코리아’ 기조는 대만 등 다른 나라로 향한 글로벌 펀드 자금의 흐름을 봐도 알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26일까지 대만 증시에는 46억4000만달러(약 6조4009억원)가 유입됐다.

국내 유입 규모의 27.8%에 불과하다.


글로벌 펀드의 자금이 경제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중국 증시로 재진입하고 있지만 순유입 규모는 62억5000만달러(약 8조6219억원)로 국내 유입액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글로벌 자금이 집중됐던 인도 증시는 올해 들어서는 7억7000만달러(약 1조622억원)가 빠져나간 상황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일본을 벤치마킹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가 크고 반도체 경기도 반등하고 있어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며 “중국 경기 회복의 수혜까지 받으면 3분기까지는 자금 유입 흐름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개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는 한국 증시에서 큰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 상반기에 한국 증시에서 7조 863억원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도 12조 7507억원을 순매도하면서 20조원 가까운 돈을 한국 증시에서 빼냈다.


한국 증시에서 빼낸 자금은 해외 투자에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77억 2000만 달러 이상 순매수하고, 같은 기간 일본 주식에도 5억 2700만 달러를 순투자했다.

미국과 일본 증시로만 11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외국 주식 규모는 1276억6373만달러(약 176조1121억원)로 연초의 1035억3086만달러(약 142조8208억원)보다 23.31% 증가했다.


지난 3개월간 월말 기준으로 미국·유럽·일본 증시의 주식 보관액 모두 매달 순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KODEX 인버스’를 최근 한 달간 271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될 때 되려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의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인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면서 ‘곱버스’라고 불리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도 30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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