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경기 불황 속 국내 편의점 매출이 지난해 처음 백화점을 제쳤습니다.
유통업계 강자로 올라선 편의점은 단순히 동네 슈퍼를 대체하는 역할에서 이제는 지역 거점으로 올라선 모습인데요.
국내 무대를 넘어 해외에서도 발판을 넓히는 편의점 업계가 편의점 강국인 일본을 넘어설 수 있을지, 또 관련해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오늘 집중취재에서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보도국 길금희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기자 】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지난해 국내 편의점 연간 매출이 백화점 전체 매출을 넘어섰습니다.
일례가 없던 성과인데, 관련 내용 먼저 살펴주시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편의점이 문을 연 지 35년 만에 처음 나온 기록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편의점 매출이 유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였습니다.
백화점이 16.6%를 차지했는데 이를 조금 추월한 수치입니다.
10월까지 누적 매출도 함께 살펴보니까요.
백화점이 25조 4천 억원, 편의점이 25조8천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아직 12월까지의 전체 매출은 산정 중에 있는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편의점업계 매출이 백화점 매출을 역전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실제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총매출이 약 31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고요.
관련한 공식 통계는 오는 24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 대내외 여건이 여러모로 불안한 상황에서 유통업계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주춤한 상황인데, 편의점만 유독 매출 성적이 좋았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1위를 차지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 기자 】
편의점 업계의 빠른 성장 배경에는 편의점 역할이 더 다양해진 데 있습니다.
요즘 편의점을 지칭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만물상'인데요.
그만큼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서 나아가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편의점만의 서비스 범주가 넓어진 게 한몫 했다는 평가입니다.
기존에 편의점은 동네 슈퍼나 마트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늦은 심야시간이나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물건의 종류도 많지 않아 자주 찾는 곳은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요즘의 편의점들은 마트를 대체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제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물류 택배를 비롯해서 국제 우편, 미아 보호 신고 서비스, 애견보험 판매 등 지역 주민들이 자주 필요로 하지만 일일이 찾아 다녀야 하는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면서 일종의 동네 심부름 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겁니다.
판매 제품도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습니다.
기본 생필품만 갖추고 제품 수가 다양하지 않았던 예전과 다르게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자체 개발한 PB상품의 수가 훨씬 다양해졌고,
이 제품들이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만한 유행식과 다양한 식문화로 소화되면서 관련 제품들도 빠르게 성장세를 맞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이런 인기에 힘입어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최근엔 기업들이 해외에서의 인지도 확충에도 나서는 모양샌데, 해외에서의 국내 편의점 입지는 현재 어느 수준입니까?
【 기자 】
네 일단 국내 편의점 수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편의점 매장수는 5만 6500여 개로 집계됐습니다.
직전 연도인 2023년 매장수가 5만 5580개였는데, 1년새 천여 개가 더 늘어난 겁니다.
편의점 왕국인 일본이 같은 기간 5만 6000여 개로 추산됐는데요.
이를 넘어선 수치입니다.
내수 시장에선 매장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제 해외 시장 중 가까운 아시아 시장부터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요.
일명 한류로 불리는 K 콘텐츠 붐과 맞물리면서 이들 편의점 업계의 해외 점포들은 일단 아직까진 성적이 좋은 편입니다.
편의점 시장을 주름잡는 주요 브랜드들이 진출과 함께 짧은 기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K편의점 2강자인 GS25와 CU의 해외 점포 수는 이미 1200개를 넘어섰고,
이마트24와 합하면 1300여 개에 달합니다.
점포 수는 대부분 비슷하게 성장 중인데, 다만 브랜드별 타깃 국가는 조금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GS25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구축 중입니다.
베트남에서 현재 340여 개의 편의점을 운영 중이고요.
몽골에서도 기반을 다지며 매장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데요.
몽골 내 260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CU는 최근 말레이시아와 카자흐스탄에서 점포를 확장 중입니다.
말레이시아에 147개의 점포가 운영중이고, 카자흐스탄은 입점 시기가 오래되지 않아 현재 18개를 운영중입니다.
또 한류에 대한 반응이 좋은 몽골에서 역시 점포 입점을 주력하는 모습인데요. 몽골을 포함해 CU는 아시아국에서 총 590여 개의 점포를 운영 중입니다.
이밖에
이마트24도 말레이시아와 캄보디아에서 70여 개까지 점포를 늘린 상황인데요.
해외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노출되는 과자나 디저트 등 K푸드를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점포 확장을 이끈 성공모델로 자라 잡았다는 해석입니다.
【 앵커멘트 】
유통업계의 경우, 온라인 중심으로 시장 수요가 옮겨가면서 오프라인은 상대적 침체가 이어졌었는데, 편의점 업계의 이런 성과는 여러모로 기념비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듯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국내 편의점 업계가 앞으로도 이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남은 과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 기자 】
환율이 요동치면서 소비 지수가 덩달아 감소하는 상황 속 편의점의 이같은성과는 말씀하신 것처럼 유의미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간 일본에만 내어주었던 편의점 왕좌 자리를 넘고 올라선 만큼 앞으로 이런 흐름을 유지하는 게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K-콘텐츠의 인기가 가져온 시너지 효과도 큰 만큼, 무엇보다 이런 단기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는 매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입니다.
지금처럼 한류 인기가 강세일 땐, 관련한 상품으로 고객을 끌어오되 이외의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선 현지 시장에 맞는 현지화 상품을 우리 트렌드와 접목하는 등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설명인데요.
또 이외에도 디지털 마케팅, 무인 계산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 접근법을 통해 일본 편의점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가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노력들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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