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미 등 동시다발 흉년
주원인 가뭄·폭염·홍수 등
와인 소비량도 5년 연속 하락

혹독한 날씨 때문에 망가진 포도. [EPA 연합뉴스]
기후 변화로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6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 포도 및 와인 기구(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Vine and Wine·OIV)는 이날 전년도 전 세계 와인 생산량이 가뭄과 폭염, 홍수 등으로 인해 2022년 대비 10% 감소한 2억3700만 헥토리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헥토리터는 일반적인 표준 와인병 사이즈 133병에 해당한다.


이는 1961년 생산량 2억1400만 헥토리터 이후 최저치로, 지난해 11월 추산한 예상량(2억4천410만 헥토리터)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호주의 생산량 하락 폭이 26%로 가장 컸고 이탈리아가 23%로 뒤를 이었다.

스페인은 약 20%의 하락 폭을 기록했고,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도 10% 이상 생산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프랑스는 드물게 생산량이 4% 늘면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와인을 생산한 국가로 나타났다.

OIV 존 바커 국장은 세계 와인 생산량의 급격한 하락의 원인이 기후에만 국한된 건 아니라면서도 “기후변화는 이 분야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와인 생산지에서 발생한 가뭄과 더위, 화재, 홍수·폭우 등 곰팡이를 일으키는 습한 날씨를 언급하며 생산량 감소와 이들 기상 조건 사이에 “명확한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 생산량 감소와 함께 지난해 와인 리터당 평균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OIV는 밝혔다.


생산량과 함께 지난해 와인 소비량도 2022년에 비해 2.6% 하락한 2억2천100만 헥토리터로 집계됐다.

이는 199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5년 연속 하락세다.


OIV는 인플레이션으로 와인 가격이 오르고 소비자의 구매력은 약화한 것을 소비 감소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와인 소비량이 25%나 감소한 것도 일부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요량 감소는 중국에서 가장 큰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버커 국장은 와인 소비의 감소는 “인구 통계학적인 요인과 생활 방식의 변화로 인한 영향이 크다”며 감소세가 계속될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와인 수요에 영향을 미친 지배적인 요인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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