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고기종 비상구 앞자리 판매중단

비상구 출입문이 열린 채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한 아시아나항공이 오늘(28일)부터 오전 0시부터 사고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A321-200 항공기의 비상구 앞자리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판매 중단된 자리는 174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11대)의 26A, 195석으로 운용되는 A321-200(3대)의 31A 좌석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6일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항공 기내에서 승객 이모(33)씨가 착륙 직전 비상구 출입문을 열고 벽면에 매달리는 등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함께 탑승한 승객 중 9명은 사건 당시 공포로 호흡 곤란 등 증세를 보여, 착륙 후 병원에서 치료받았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판매 중단 조치는 안전을 위한 것으로, 항공편이 만석일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으며 별도 적용 기한은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일부 다른 항공사들 역시 이번 사고 여파로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 정책 변경이 필요한지 검토에 착수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 같은 A321-200을 운용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은 비상구 앞자리 좌석 판매 방침을 바꿀지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LCC인 에어프레미아 등도 판매 정책 변경을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항공당국 규제에 따른 것은 아니며 각 회사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비상구 앞 좌석을 아예 판매하지 않는 것은 외려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상구 앞자리 승객은 긴급탈출 상황에 승무원들과 함께 승객 탈출을 도울 의무가 있는데, 이 자리를 아예 비워 두는 것은 과도한 대응으로 보인다"면서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비상구 자리 판매를 막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 김우연 기자 / kim.wooyeon@mktv.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