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우리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가 바로 '물적분할'인데요.
기업의 핵심 사업이 분리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훼손되기 때문입니다.
최근 풍산과
DB하이텍이 물적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며 집단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조문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최근 자사의 주요사업에 대한 물적분할을 발표한 풍산과
DB하이텍.
풍산은 핵심사업인 방산사업을 분리하고,
DB하이텍은 반도체 설계사업 분사를 추진 중입니다.
물적분할이란 모회사가 사업부의 일부를 떼어내 새 회사를 만들고, 신설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이처럼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분리해 내면, 모회사의 가치가 저평가돼 기존 주주의 가치가 훼손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풍산의 주가는 오늘(21일)까지 약 11% 하락했고,
DB하이텍은 발표 당일 주가가 약 16% 떨어졌습니다.
이에 반발한 풍산 소액주주 연대는 지난 16일 10월 말에 있을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할 주주제안을 제출했습니다.
기존 주주들이 풍산의 '신동사업'과 '방산사업' 두 가지를 보고 투자했으므로,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눠주는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과 동일한 지분가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요구한 겁니다.
▶ 인터뷰(☎) : 풍산 소액주주 연대 대표
- "우리 주주들은 양쪽 사업을 다 보고 투자했는데, 방산부분을 따로 떼어내서 회사의 오너 경영진이 이익을 대부분 독차지하려는 것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가 많이 훼손된다…."
DB하이텍의 소액주주 연대도 지난 23일 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주주결집을 위한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 인터뷰(☎) :
DB하이텍 소액주주 연대 대표
- "회사가 물적분할 추진하는 의도가 의심되는 것은 사실이거든요.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전환통보를 받고 나서 회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상황인데 주가 하락을 유도해야하는 당위가 존재하는 상황이라 정황적으로…. "
DB그룹은 지난 5월 지분 가치 상승으로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전환 통보를 받았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되면 자회사 지분율을 30% 이상 끌어올려야 되지만, 관계자들의
DB하이텍 지분은 약 18% 수준입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주가를 떨어뜨려 최소한의 자금으로 지분을 확보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 김대종 /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 "기업이 분할하게 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허용해주든지 분할되는 주식을 나눠주는 것으로 최근에 법이 개정되고 있습니다. 법이 개정을 하지 않더라도 분할되는 주식을 나눠줘서(인적분할) 주주들과 함께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물적분할시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 스탠딩 : 조문경 / 기자
- "주식매수청구권 등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법안이 하루빨리 개정돼 투자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매일경제TV 조문경입니다. " [sally3923@mk.co.kr]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