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30년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t)의 1% 정도인 2억t의 탄소를 SK그룹이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자체 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2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 세미나' 폐막 연설에서 "석유화학업종을 주력으로 사업을 한 SK가 지금까지 발생시킨 누적 탄소량이 4억5천만t에 달한다"며 "이른 시일 내 이를 모두 제거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은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여정의 마지막 단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바탕으로 관계사의 스토리를 엮어 SK가 지향하는 그룹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빅립'(Big Reap·더 큰 수확)을 거두고 이해 관계자와 함께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빅립의 관점에서 2030년까지 그룹이 목표로 삼아야 하는 ESG별 세부 스토리를 직접 CEO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최 회장은 환경(E) 스토리와 관련해서는 "2035년 전후로 SK의 누적 배출량과 감축량이 상쇄되는 '탄소발자국 제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탄소발자국 제로에 도달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의 진화와 첨단 기술 개발에 모든 관계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SK 관계사 CEO(최고경영자)들은 우선 기존 사업 분야에서 공정 효율을 개선하고,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감축목표 2억t 중 5천만t을 감축하기로 했습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친환경 신사업에 10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협력사 지원을 통해 나머지 1억5천만t을 추가 감축합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는 "2030년 30조 원 이상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표로 지속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사회 중심 시스템 경영으로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며 "여러 도전이 있겠지만 글로벌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지난 20일 개막 연설에서 "'넷제로'(Net zero)는 SK의 생존과 미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도전적 과제"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회사들의 공통점은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시장을 만들어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SK CEO들은 지난 20~22일 열린 세미나에서 넷제로, 파이낸셜 스토리, 행복 경영의 실행력 강화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습니다.

CEO 세미나는 SK그룹의 대표적인 연례행사로, SK그룹은 매년 이맘때 CEO 세미나를 열어 경영 성과를 점검하고 경영 전략을 논의합니다.

넷제로 세션에서는 '재생에너지 전환 혁신', '친환경 신사업 도전', '온실가스 감축 가속화' 등을 주제로 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됐습니다.

파이낸셜 스토리 세션에서는 각사 CEO들이 '구성원 공감', '지속 경영', '성장' 등 3개 주제별로 발표를 하고, 구성원 설문조사 결과 등을 공유했습니다.

이번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의장 및 7개 위원회 위원장, 주요 관계사 CEO 등 3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각사 구성원 1천여명은 온라인으로 참여했습니다.

SK 관계자는 "SK의 딥체인지 추진이 개별 회사의 파이낸셜 스토리 완성 차원을 넘어 ESG 바탕의 차별적인 철학과 가치를 지닌 그룹 스토리로 한층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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