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기만 해도 대박?"…드라마 광고 효과에 웃고 우는 유통가 [생생유통]

[생생유통] "스치기만 해도 대박이다.

"
유통가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드라마에 나온 생라면, 달고나 등이 인기를 끄는 것은 물론 '오징어'가 들어가기만 해도 관심을 받는다.

하지만 인기 콘텐츠에 등장한다고 모든 제품과 브랜드가 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내용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역효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고 계약을 맺고 제품을 노출시키는 PPL이라면 돈을 쓰고도 본전조차 뽑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참가자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내용의 '오징어 게임'이 대박을 넘어 세계적인 광풍 수준이다.

지난 13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190여 개국에 동시에 공개된 후 이달 3일까지 17일간 가입 계정 2억900만개 중 절반이 넘는 1억1100만개가 '오징어 게임'을 시청했다고 발표했다.

계정 1개당 최대 4명까지 시청 가능한 것을 고려하면 실제로 '오징어 게임'을 본 이는 1억1100만명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주인공들이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고 있다.

<사진 제공=넷플릭스>

국내 유통가도 '오징어 게임' 광풍에 빠져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주인공 기훈과 일남이 편의점에서 안주로 먹는 삼양라면이다.

특히나 안주로 생라면을 먹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익숙하지만 해외에서는 신선한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낯선 풍경이 될 수 있어 이를 따라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넷플릭스와 PPL 계약도 맺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각하지 못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오징어 게임' 인기에 발맞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456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징어 게임' 상징인 '○△□' 모양을 이용해 '삼양라면게임' 여섯 글자를 모두 완성하는 고객에게 삼양라면 제품과 관련 상품을 경품으로 제공하는 행사다.

지난 7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에는 참가자 3000여 명이 모였다.


두 번째 라운드에 등장한 게임 소품인 달고나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달고나에 대한 해외 소비자 관심이 커지면서 달고나를 활용한 메뉴 출시 가능성이나 RTD(Ready To Drink) 제품군 인기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달고나 관련 제품이 수출될 여지도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을 비롯한 다양한 해외 사이트에서는 달고나 만들기 키트가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배스킨라빈스는 2017년 가을에 출시해 인기를 얻었던 '너는 참 달고나'를 이달 다시 선보였다.

캐러멜 아이스크림에 달고나 캔디를 넣은 상품으로 드라마에서 달고나가 주목받으며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다.


깐부치킨도 또 다른 수혜 품목이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깐부'는 어릴 적 구슬치기를 할 때 한편을 맺자고 제안하면서 사용된 단어다.

친구끼리 새끼손가락을 마주 걸어 편을 함께하던 '내 팀, 짝꿍, 동지'를 의미한다.

온라인에서는 "깐부치킨은 네 거, 내 거가 없는 거야" "퍽퍽 살만 남겨놓고 다 먹은 건 괜찮고?" "네가 날 속이고 닭다리 다 먹은 건 괜찮고?" 등 드라마에 나왔던 대사를 인용해 다양한 패러디가 등장하고 있다.

깐부치킨은 '오징어 게임' 인기에 발맞춰 오징어 다이스, 할라피뇨, 청양고추, 옥수수콘이 들어간 반죽으로 만든 순살치킨 '오징어 치킨'을 내놓으며 발 빠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농심이 만든 기생충 패러디 짜파구리 포스터.<사진제공=농심 페이스북>
'짜파구리' 사례는 콘텐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큰 관심을 받자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짜파구리 역시 PPL 계약을 맺지 않고 봉준호 감독이 직접 짜파구리가 나오면 좋겠다고 의사를 표현해서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생충'의 영향으로 짜파구리 주재료가 되는 짜파게티는 지난해 매출 21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성장하며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넷플리스 드라마 `D.P`. 포스터<사진제공=넷플릭스>
하지만 콘텐츠에 등장한다고 모두 함박웃음을 짓는 것은 아니다.

'오징어 게임'에 앞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D.P.'는 탈영병을 잡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이야기를 다뤄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세븐일레븐 점주가 유통기한이 지난 상품을 치우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갑질을 하고 상품을 못 치우게 하는 장면이 로고와 함께 노출됐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은 해당 장면이 사전 협의가 없던 것이므로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었다.

넷플릭스는 세븐일레븐과 협의에 따라 5화에 노출된 세븐일레븐 로고를 CG로 편집했다.


이른바 '무리수' PPL은 돈을 쓰고도 욕먹는 사례다.

지난해 SBS에서 방영한 '더킹: 영원의 군주', 2016년 큰 인기를 끈 KBS '태양의 후예', tvN '미스터 션샤인' 등은 무리한 PPL로 보는 이로 하여금 헛웃음을 자아냈다.

이로 인해 방영이 수년 전 종료됐음에도 유튜브, 네이버 등에서 검색하면 무리수 PPL의 대표 사례로 등장하는 등 '영원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제작진을 비난하는 것은 물론 맥락 없이 등장하는 제품은 보는 이에게 웃음을 자아내 여전히 개그와 유머 소재로 활용되며 사람들 머릿속에 남아 있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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