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금융불균형 완화 필요성에 첫 발" 추가 금리인상 시사…미 연준 '잭슨홀미팅'서 조기 테이퍼링 논의 착수

【 앵커멘트 】
한국은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최저 수준까지 낮췄던 기준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보다 가계 부채 급증에 대응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판단한 건데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5월에 제시한 4%를 유지했습니다.
보도에 고진경 기자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이주열 / 한국은행 총재
-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인상 결정했습니다."

한은은 작년 3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추는 '빅컷'을 단행한 뒤, 두 달 뒤 0.25%포인트 추가 인하했습니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금리는 9차례나 동결이 이어졌는데, 오늘 15개월 만에 인상이 결정됐습니다.

한은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꾼 건 그동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부작용으로 금융 불균형이 심해졌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보다 불어난 가계 대출과 자산 가격을 조절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한 겁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중은행들의 금리 인상이 뒤따르게 되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은은 오늘 연간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1%로 올려 잡으며 예상보다 강한 물가 상승세를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이주열 총재는 금통위를 마친 뒤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에 첫발을 뗀 것"이라며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 인터뷰(☎) :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0.25%p 높이는 것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줬다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된다면 금리를 연내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높고…."

한은은 또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5월에 제시한 4%로 유지했습니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경기 회복세에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한은이 '돈줄 조이기'로 통화정책 방향을 튼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도 27일(현지시간) 잭슨홀 미팅을 개최합니다.

시장은 연준이 연내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조기 테이퍼링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연준의 긴축정책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소영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 "기존에 여러 신호들을 보면 테이퍼링을 빨리 시작할 것이라 이런 생각이 들긴 했는데, 최근에 미국도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관망하게 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연설은 현지시간으로 27일 오전 10시, 우리시간으로 오후 11시 시작됩니다.

매일경제TV 고진경입니다.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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