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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의 재발견…아파트보다 거래 많지만 현금청산 ‘조심’
기사입력 2021-07-2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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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이 모 씨는 결혼을 앞두고 주말마다 서울 광진구 구의, 자양동 일대 빌라를 둘러본다.

당초 번듯한 서울 신축 아파트 전세를 꿈꿨지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빌라 매매로 돌렸다.

이 씨는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려면 지하철 2호선 역세권이 좋은데 역세권 아파트는 매매든 전세든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나마 구의, 자양동 일대 빌라가 가격이 저렴해 더 늦기 전에 사두자고 마음을 바꿨다.

자고 나면 치솟는 전셋값을 생각하면 그게 정답 같다”고 말했다.


올 들어 서울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를 앞지를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빌라. <윤관식 기자>

▶서울 빌라 거래 급증
▷6월 빌라 매매 건수, 아파트의 1.5배
한동안 아파트에 밀려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빌라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매매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급증한 덕분이다.

빌라 매매 건수가 아파트를 한참 앞지를 정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빌라 매매 건수는 4522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3010건)의 1.5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빌라는 통상 다세대, 연립주택을 의미한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월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에 뒤졌던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었던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역별로는 강북권 빌라 인기가 뜨겁다.

지난 6월 기준 은평구 빌라가 551건 거래돼 인기를 끌었다.

강서구(415건), 도봉구(326건), 강북구(323건) 등이 뒤를 잇는다.


아파트값보다는 더디지만 빌라 매매 가격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KB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 가격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11월 3억1343만원, 올 1월 3억2207만원, 6월 3억2980만원으로 뛰었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역세권인 광진구 자양동 빌라 전용 30㎡는 최근 3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6호선 역촌역과 가까운 은평구 녹번동 전용 47㎡ 빌라 매매가는 4억2500만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빌라 가격은 여전히 아파트 전셋값에도 한참 못 미친다.

6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빌라의 3배가 넘는 11억4283만원, 아파트 전세 가격은 빌라의 2배 수준인 6억2678만원이다.


빌라 투자가 인기를 끈 배경은 뭘까.
최근 몇 년 새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많다.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하다 보니 실수요자들이 빌라 같은 대체 상품으로 눈을 돌렸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에 이어 전월세신고제까지 임대차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전셋값이 급등한 영향도 크다.

‘불안한’ 전셋집에서 집주인 눈치를 보고 사느니 안정적인 빌라 한 채를 매입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한몫했다.


빌라는 아파트보다 규제가 덜한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를 구입하면 전세대출을 제한하기로 했지만, 빌라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전세대출을 활용한 투자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한편에서는 노후 주거지 재개발 활성화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이 빌라 매매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초과이익환수제, 안진진단 강화 등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면서 다세대, 연립주택이 밀집된 재개발 예정지역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얘기다.


“서울 전체 빌라 수는 88만여가구로 172만여가구인 아파트의 절반 수준에 그쳐 통상 아파트 거래량이 빌라보다 2~3배 많다.

하지만 올 들어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를 앞지른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빌라 인기가 폭발적이었다는 의미다.

” 부동산업계 관계자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빌라 매입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아파트 대출 규제가 여전한 데다 청약가점제 탓에 실수요자 청약 당첨도 어려워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 구매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임대차법이 사라지지 않는 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변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사장은 “공원과 가까운 곳이나 한강변, 도심 역세권 일대 빌라는 당분간 인기를 끌 것이다.

서울에서는 대중교통이 편리한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과 동작구, 수도권은 지하철 개통 효과로 출퇴근 여건이 개선되는 하남, 용인, 안산, 부천 빌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재개발 구역 빌라 투자 어떻게
▷사업시행인가 이후 매입이 안전
빌라가 아파트 대체재로 인기를 끌지만 투자할 때 주의할 점도 많다.


올 들어 거래가 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빌라는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상품이다.

노후도에 따라 매매가가 들쭉날쭉해 거래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매물을 내놔도 수개월동안 보러 오는 사람이 없어 호가를 낮추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왕이면 지하철 초역세권에 위치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지어진 지 5년이 안 된 신축 빌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차 공간을 갖추고 CCTV 등이 설치돼 보안이 우수한 빌라를 사야 추후 매매가 수월하다.


다만 주변에 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서는 지역이라면 공급 과잉 여파로 매매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나 신설 지하철 역세권 빌라에 투자한다면 개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는 만큼 단기 시세차익이 아닌 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한목소리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가능하면 아파트값이 오른 후 주택 경기가 호조를 보이는 시기에 신설 역세권에 위치한 신축 빌라를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빌라를 구입하는 순간 무주택자로서의 청약, 대출 자격을 상실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개발 투자 개념으로 빌라를 구매하는 것도 조심하자. 추후 재개발이 되면 분담금을 내고 새 아파트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에 빌라를 구입하는 수요가 많다.

이때는 대지지분이 얼마나 높은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당장 거주하기에는 신축 빌라가 좋지만 신축, 구축 여부에 관계없이 대지지분이 적다면 재개발 과정에서 더 많은 분담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재개발 사업 초기 단계라면 오랜 기간 자금이 묶일 수 있는 만큼 사업시행인가 이후 물건을 매입하는 게 안전하다.

참고로 재개발 사업은 구역 지정 → 추진위원회 설립 → 조합 설립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인가 → 분양 → 이주, 철거 → 입주 과정을 거친다.

사업시행인가를 마친 구역도 최소 5년은 기다려야 입주가 가능한 만큼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재개발 구역 빌라에 투자할 때는 현금청산 가능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매입한 빌라가 위치한 지역이 추후 공공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면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간 재개발을 추진해온 구역이라도 공공 사업으로 바뀌면 현금청산을 피할 수 없다.


상가나 사무실을 허가 없이 주택으로 불법 개조한 ‘근생빌라’ 투자도 유의해야 한다.

근생빌라는 근린생활시설 상가를 주거용으로 개조해 사용하는 일종의 불법 주택이다.

빌라를 매입할 때 건축물 대장을 확인해 주택 용도인지, 근린생활시설 용도인지 살펴봐야 한다.

실소유주가 건축주 명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권리상 하자 없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재개발 구역 빌라에 투자할 때는 해당 주택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는지, 무허가 주택이나 지분 쪼개기 주택은 아닌지 구청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율이 높아 투자 금액이 적으면 좋지만 전세가율이 90%를 넘을 경우 역전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 한태욱 동양미래대 경영학부 교수 조언이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19호 (2021.07.28~2021.08.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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