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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두얼굴…韓선 없다더니 中엔 버젓이
기사입력 2021-06-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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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명품시장 리포트 ③ ◆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글로벌 명품의 중국 시장 쏠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명품 소비 열기가 한국만큼 강한 중국에선 작년 한 해 명품 매출이 29.4% 급증했다.

2019년 294억1100만달러(약 32조8638억원)에서 작년 380억5500만달러(약 42조5526억원)로 10조원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의 명품 시장 매출은 125억1730만달러(약 13조9943억원)에서 125억420만달러(약 13조9796억원)로 0.1%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명품 매출이 급증한 것은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우대 전략이 반영됐다는 시각이다.


팬데믹 여파로 실적 타격을 염려한 명품 브랜드들은 명품 초과수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아시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위기를 모면했다.

특히 이들에게 중국은 '효자 시장'으로 통했다.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서 감소한 명품 수요를 중국이 상당 부분 흡수했다는 지적이다.


명품 수입업계에선 이 같은 중국 시장 쏠림현상이 한국의 명품 수급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신경을 쓰는 나라는 명품 소비 '톱10' 국가(지역)다.

여기엔 명품 소비 1위 국가인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등 유럽 4개국이 있고, 아시아에선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등 5개 국가(지역)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명품 소비의 73%가 '톱10'의 몫이었으며, 이 중 아시아 5개국(지역)의 비중은 30.9%에 달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코로나19 전후로 글로벌 명품 시장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명품 소비 점유율은 2019년 8.3%였으나 지난해 13.1%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의 명품 소비 점유율도 3.5%에서 4.3%로 높아졌다.


명품 브랜드와 부티크(유럽 명품 브랜드의 도매 독점권을 보유한 사업자)는 공급량을 제한한 상황에서 지역별 예측 수요를 바탕으로 각국에 보낼 제품의 종류와 출하량을 결정하고 있다.

부티크와 직접 거래하는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이 찾는 명품 제품은 중국에서도 수요가 높다"며 "한국도 7대 명품 소비 대국이지만 중국 시장이 한국보다 3배가량 크기 때문에 명품 업체들은 시장 규모에 맞춰 중국 시장에 가장 많은 물량을 배정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기 신제품의 경우 유행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의 반응을 본 뒤 중국 시장에서 공급을 집중하는 전략을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줄여 고객 더 애타게'…명품큰손 한국 길들이는 에루샤


서울 주요백화점 명품매장 한달 취재기

샤넬 최고인기 '클래식 플랩백'
매장직원 "제품 본지 오래돼"

에르메스 버킨백 하나 사려면
구매실적 4천만~1억원 있어야

입고시간도 철저히 비밀 부쳐
재판매업자 "하루종일 돌다가
운 좋아 시간대 맞으면 구매"
6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서 소비자들이 긴 줄을 서며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한주형 기자]

"재고가 없습니다.

"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 있나요"라는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샤넬 매장 직원이 건넨 말이다.


매일경제는 최근 한 달간 신세계 강남점, 롯데 본점, 현대 압구정 본점 등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돌며 샤넬을 비롯한 톱 명품 브랜드의 재고 현황을 살펴봤다.


취재 결과 뚜렷이 드러나는 특징들이 있었다.

우선 톱 명품 브랜드의 대표 인기 제품들은 매장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매일경제는 방문 시간대와 백화점을 달리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와 롤렉스 등 명품 브랜드 매장들을 수차례 찾았다.

특히 매장이 문을 여는 첫 시간에 인기 제품을 구경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을 것으로 여겨 백화점 개점 시간보다 평균 4~5시간 전부터 줄을 서면서 샤넬 매장에 방문 예약을 걸었다.

또 곧바로 에르메스와 루이비통의 방문 예약을 위해 백화점 셔터가 올라가는 10시 30분에 맞춰 매장을 향해 질주하는 '오픈런'도 몇 차례나 해야 했다.


그럼에도 국내 명품매장은 그야말로 원하는 물건을 찾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텅 빈 '유령 매장'이었다.

신세계 롤렉스 매장의 화려한 진열대에는 전체 매대의 절반가량도 시계가 채워져 있지 않았다.

이처럼 인기 제품을 구경할 수 없는 것은 수익 제고를 꾀하는 명품 브랜드들이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철저히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유럽에서 기타 지역으로 물량 이동이 제한되고 물류비용이 비싸진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명품의 중국 쏠림 현상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명품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9.4% 뛴 380억5500만달러(42조5526억원)를 기록했다.

작년에 일본을 제치고 전 세계 2위 명품 소비 대국으로 등극한 중국은 글로벌 명품시장 매출의 13.1%를 차지했다.


톱 명품 브랜드의 중국시장 의존도는 더 높다.

중국 경제전문 매체 시나차이징은 지난해 전 세계시장에서 에루샤의 인기 제품 10개 중 3개가 중국에서 팔린 것으로 추산했다.


매장에서 인기 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명품 브랜드들이 전 세계 공급량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인기 명품을 구입하는 데 있어 양국의 실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차이가 있어 보인다.

부티크(유럽 명품 브랜드의 도매 독점권을 보유한 사업자)와 직접 거래하는 한 수입업자는 "팬데믹 상황이 시작된 지난해 초부터 아시아 지역에서 명품 초과수요 현상이 뚜렷해졌다"며 "명품 브랜드들이 작년 한 해에만 명품 수요가 30% 가까이 급증한 중국시장을 타깃으로 인기 제품을 많이 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명품업체들의 중국 우선 전략 때문에 국내 시장은 상대적으로 외면당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스스로를 명품 '호갱(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족'으로 비아냥거리는 게 일종의 '찐' 현실이라는 얘기다.

한 명품전문가는 "제한된 수급 구조 속에서 명품기업들이 중국에 물량을 우선 공급할 경우 국내에서는 더욱더 수요 강세 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며 "명품업체들이 적절하게 한국시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명품시장이 이처럼 '극도의' 공급자 우선 시장이 되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원하는 제품을 구하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불필요한 제품을 끼워 사야 하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한 백화점 매장 관계자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려면 가구나 자기 등 다른 비인기 제품을 4000만원에서 1억원어치 정도 사야 한다"며 "이 정도를 써야 핸드백을 구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한다.

명품업체들은 한국 내 매장운영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소비자들을 자기들 판매전략에 순응하도록 훈련(?)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은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별로 제품이 입고되는 시간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


매일경제는 최근 한 달간 이른 새벽부터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플래그십 스토어를 살피면서 당일 제품이 입고되는 시간을 대략적으로 파악했다.

백화점 내 샤넬을 비롯한 톱 명품 브랜드 매장의 경우 오전 9시 50분에서 10시 10분 무렵에 많게는 20여 개의 박스가 매장 뒷문을 통해 배송됐다.

점심시간이 마무리되는 오후 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또 한 차례 배송되는 광경도 포착됐다.

하지만 오전에 한 차례 소량의 박스만 배송되는 경우도 있었고, 아예 매장으로 배송이 되지 않는 날도 있었다.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에서 만난 명품 전문 매매업자는 "원하는 물건이 언제 어느 매장에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오후 5시 정도까지 백화점 내 에루샤와 롤렉스 매장을 반복적으로 돌고 있다"며 "운이 좋아 시간대가 맞으면 희귀한 롤렉스 제품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대기 기자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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