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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물가 4.2% 급등…'인플레이션 공포' 현실로
기사입력 2021-05-1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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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 이상 오르며 '인플레이션 쇼크'가 현실로 다가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망치(3.6%)보다 훨씬 높다.

이 같은 상승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2008년 9월(4.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2%를 뚫은 데 이어 계단식으로 소비자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다.


4월 물가가 치솟은 것은 지난해 팬데믹 직후 물가 상승률이 위축됐던 기저 효과에 중고차·트럭 가격이 68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영향을 받았다.


이 같은 통계가 발표되자 뉴욕 증시는 3거래일 연속 큰 폭의 하락장이 이어졌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개장 직후 대형 기술주들이 대거 떨어지면서 나스닥지수가 1% 이상 하락하며 출발했다.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도 장 초반에 각각 0.3%, 0.5% 하락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글로벌 기술주가 약세를 거듭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떨어졌다.

12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48% 하락한 8만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7만98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8만원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해 12월 3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SK하이닉스는 2.85% 하락한 11만9500원으로 마감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신유경 기자]

전망치 뛰어넘은 美물가 상승률…'유동성 축소' 압박 커질듯

4월 CPI 전망치 0.6%P 상회해
기저효과 감안해도 역대급 상승
조기 금리인상 필요성 제기돼

연준 "긴축정책 거론할 때아냐"
일자리 회복 아직 멀었다지만
3월 채용공고 812만건 '최대'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점점 빨라지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4.2%(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함에 따라 선제적 유동성 공급 축소(테이퍼링), 조기 금리 인상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4월 기저 효과가 있지만 4%대 상승률은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매우 높은 수준인 0.8% 올랐다.

가격 변동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0.9% 상승해 1982년 4월 이후 39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했다.


5월에는 송유관 해킹사건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 이런 높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우려를 자아낸다.

중고차·트럭 가격이 1953년 이후 68년 만에 최대인 10%나 상승하며 4월 상승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가계 지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가격도 0.4% 올랐다.

이는 기저 효과보다 실제 상품가격이 오른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말이다.


월가 거물들도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경고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물가 상승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라며 완화적 통화 기조를 계속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막대한 유동성 공급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달리오 CEO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모든 것의 미래(The Future of Everything)' 행사에 참석해 미국 증시의 버블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과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위해 푼 돈이 버블을 야기해 리스크를 키우고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헤지펀드 업계 전설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패밀리오피스 회장도 이날 CNBC에 출연해 "모든 자산에서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며 "시장이 완전히 광기에 빠져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자신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고용이 계속 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터널의 끝이 보일지라도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일자리 회복이 멀었다는 연준 시각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기업들의 '구인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3월 채용 공고는 812만건으로 전월보다 8% 늘어났다.

이는 2000년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규모다.

이 때문에 연준의 경기 판단이 달라지고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일찍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진정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자벨 슈나벨 ECB 집행이사는 "독일 물가상승률이 경제 회복에 따라 3%를 넘을 수도 있지만, 물가 상승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슈나벨 집행이사는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이 실재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갑자기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것이 확인되면 우리는 당연히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점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슈나벨 집행이사의 발언 자체가 ECB 내부의 격렬한 인플레이션 논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FT는 해석했다.

ECB는 오는 6월 10일로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최근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는 새로운 경제 전망과 정책을 내놔야 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최근 유로존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커졌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이날 독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5월 경기기대지수가 84.4로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보다 13.7포인트 오른 수치다.


유로존 경기 회복에 따라 물가상승률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말 마이너스 전환 이후 올해 4월 1.6%까지 상승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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