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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 임박? 미국 현지서 한국씨티銀 정리설 점점 구체화
기사입력 2021-03-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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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 상업은행(소매 금융) 영업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다룬 씨티그룹 관련 기사의 한 대목이다.

여기서 한국에 있는 상업은행이란 한국씨티은행을 뜻한다.

최근 한국씨티은행 철수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지 여론이 이를 더욱 증폭시킨 셈이다.

과연 한국씨티은행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기업금융 전문가 유명순 신임 행장을 선임했는데 이는 씨티그룹이 향후 한국씨티은행 중 기업금융 부문만 남기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낳았다.



▶진위 여부 어디까지 맞나?
▷한국씨티은행 “정해진 건 없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씨티은행 공식 입장이다.

다만 전임 박진회 행장 시절, 자본 시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철수설을 잠재웠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르다.

최근 국내외에서 철수 임박설이 나왔지만 유명순 신임 행장의 공식 입장은 없다.

‘침묵은 암묵적 동의’라는 세간 인식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씨티그룹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씨티그룹은 세계 최대 금융사로 유명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형, 순익 등에서 경쟁사에 추월당한 지 오래다.

최근 씨티그룹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여성 CEO를 선임하며 분위기 전환을 도모하는 가운데 비용 절감, 신규 수익원 발굴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외신은 씨티그룹이 한국씨티은행을 비용 절감 후보로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수설이 보다 구체화된 배경이다.


사실 씨티은행 철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씨티은행은 2014년, 2017년 두 번 철수설이 터졌다.


특히 2014년에는 구조조정, 지점 통폐합 등으로 경영진과 노조 간 치열한 갈등 상황이 빚어지는 과정에서 철수설이 진지하게 불거졌다.

한국씨티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씨티캐피탈을 매각한 것도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하지만 이때는 매각대금으로 은행업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방편이지 철수와는 거리가 멀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2017년 철수설이 거론됐을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당시 국내 점포 133개 중 101개를 없애는 대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자 또 철수설이 불거졌다.

이때도 당시 박진회 행장이 2017년 배당을 유보하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면서 ‘지금의 조직 개편은 디지털 기반 구축과 차세대 소비자 금융 시대를 열기 위한 방편’이라고 대내외에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은 다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인 프레이저 신임 씨티그룹 CEO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과 베트남 소매 금융을 일순위로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적 보면 “그럴 만도~”
▷순이익은 계속 내리막
이번 철수설에 무게감이 있는 이유는 여럿이다.


일단 실적이 모회사가 걱정할 정도다.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611억원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8% 감소했다.

2018년 3074억원, 2019년 2794억원 등 순이익은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여타 국내 시중은행이 1조원, 많게는 2조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지방은행 중 덩치가 비슷했던 JB금융지주가 오히려 최근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과도 배치된다.

같은 외국계인 SC제일은행이 지난해 상반기까지 순이익이 21.1% 증가한 점도 한국씨티은행 어깨를 움츠러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불어 국내 시장에 투자를 사실상 안 하고 있다는 점도 철수설을 부추긴다.

2004년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통합으로 탄생한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10년 동안 신입사원을 한 차례도 공개채용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 부서가 대기업으로 치면 차부장급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각 부서나 지점 막내 직원 나이대가 대부분 40대다.


투자는 안 하는 대신 자산 매각은 계속 진행했다.

특히 은행 상징인 본점 건물도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2000억원대에 달한다.

이를 기반으로 매년 배당은 꼬박꼬박 하고 있다 보니 ‘알짜만 빼 간다’는 비판이 매년 있어왔다.


씨티은행의 배당성향(대손준비금 반영 후 기준)은 2017년과 2018년 35% 수준으로 타 은행 대비 높였다가 여러 비판이 일자 2019년 배당액 652억원, 배당성향 22.2%로 통상적인 수준으로 낮췄다.

최근에는 금융당국 권고에 맞춰 지난해 배당성향을 20%에 맞췄다.


한편 이번 배당성향 확정 관련해서도 한국씨티은행 경쟁력은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금감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금융지주, 은행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IMF 외환위기처럼 급작스럽고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해 금융 시스템이 받게 되는 잠재적 손실을 측정하고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일종의 시험을 뜻한다.


금감원은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마련한 시나리오하에서 향후 3년간의 은행 자본비율의 변화를 추정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이 벌어졌다고 가정했을 때 L자형(장기 침체) 시나리오, 즉 2021년 마이너스 성장 확대 후 2022년에도 제로성장하는 케이스에서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비율은 충족했으나 배당제한 규제비율에서는 의무비율을 밑돌았다.

즉 장기 침체 시 배당보다 자산건전성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다.


▶완전 해체 대신 매각?
▷소매 부문 매각가 2조원대 거론
월스트리트저널은 씨티그룹이 한국을 포함한 전 지역에서 IB(투자금융) 기능은 남겨둘 가능성은 열어뒀다고 전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소매사업부는 사실상 구조조정 혹은 매각 수순을 밟아야 한다.


지난해 기업금융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아온 유명순 행장을 선임한 것도 이런 포석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존재한다.


매각에 나설 때 가격은 어느 정도가 될까. 한국씨티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산은 6조2953억원. 이 중 소비자 부문만 떼내어 M&A 시장에 내놓는다면 2조원대 중반 정도에 매각가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IB업계 정설이다.

업계에서는 인수 후보군에 대한 얘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할 잠재 후보군으로는 전국 지점을 강화해야 할 DGB금융그룹이나 JB금융그룹 혹은 저축은행 분야 강자인 OK금융그룹 등이 거론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현금 동원력 등 자본 여력을 고려했을 때 중소 금융지주사나 대형 저축은행 그룹이 아무래도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전국구 진출 외에도 개인신용대출, PB 분야에서 고액자산가 자산관리 노하우 등 강점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9호 (2021.03.10~2021.03.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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