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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청각으로 클럽하우스...'눈'을 압도한 '쌩'의 매력
기사입력 2021-02-2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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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5시간 순삭(순간 삭제)’ ‘귀팅만 하려다가 활활 불태움’.
클하(클럽하우스)를 경험한 사람들 후기다.


음성 기반 새로운 소셜 미디어 ‘클하’ 열풍이 뜨겁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타가 공인하는 달변가다.

그런 그가 ‘클하’를 첫 경험하고 나서 한 말은 “즉문즉답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긴장됐다”는 것. 금 전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질문받는 것과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기존 소셜 미디어는 모두 ‘눈’에 호소한다.

문자에서 화려한 사진과 영상으로 소셜 미디어는 점점 더 진화하는 듯했다.


그런데 ‘클하’는 ‘눈’을 버렸다.

‘귀’에만 호소한다.

이런 시각적 감성을 없앤 아날로그 청각 미디어에 사람들이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제 소셜 미디어는 ‘보이스 퍼스트’ 시대로 복귀하고 있다.


만 3~4세 어린이가 모바일에 적응하는 과정은 기성세대와 전혀 다르다.

문자를 알기 전에 음성으로 검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유튜브 동영상이 있으면 음성으로 찾는다.

어른들이 왜 힘들게 검색창에 문자를 입력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이제 사람들이 ‘클하’를 통해 뒤늦게 음성을 재발견해나가고 있다.


▶음성 통한 진심 교집합으로 이용자 폭증
무엇보다 모든 것이 ‘쌩(라방·라이브 방송)’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기존 소셜 미디어는 기본적으로 ‘화장(make-up)’이 따른다.

문장을 다듬었고, 사진을 고쳤고, 동영상을 편집했다.

하지만 ‘클하’는 그냥 흘러간다.

날것 그대로.
같은 라이브지만 늘 화면에 신경을 써야 하는 ‘줌(Zoom)’에서 해방된다는 점도 ‘클하’가 인기를 흡입하는 한 원인이다.


‘클하’는 만 1살도 안 된 갓난아기다.

지난해 4월 태어났다.

팬데믹이 터진 직후다.

코로나19 위기 속 비대면 사회가 오자 ‘클하’는 무럭무럭 자랐다.

지난해 말 1억달러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올 1월 21일 기준 10억달러로 10배가 뛰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참여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머스크는 여세를 모아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권력자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클하’에 초청했다.

크렘린궁이 반응을 보인 것이 더 신기하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직접 SNS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초청은 아주 흥미로운 제안이며 검토하고 싶다”고 여지를 남겼다.


중국 정부가 지난 2월 8일 ‘클하’를 금지하기 전 중국인들은 ‘언론의 자유’를 누렸다.

‘클하’는 티베트, 신장 자치구 등 정치적 검열이 뒤따르는 이슈들의 해방구 역할을 잠시 했다.

이제 ‘클하’는 새로운 ‘보이스 인플루언서’를 만들어내고 있다.


‘클하’가 언어 문화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이용자는 “예의 있는 반말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클하’는 “사람들이 앱을 열었을 때보다 닫고 나갈 때 기분이 더 좋았으면 한다”는 소망을 얘기한다.

음성을 통한 소통은 문자, 영상보다 진심을 전달한다.

혼란의 시대에 사람들은 진심의 교집합을 원하고 있는 걸까.
[뉴욕 = 박용범 특파원 life@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7호 (2021.02.24~2021.03.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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