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4천원에 갇힌 '배당 짠돌이' 농심…'나홀로 호황'에 두둑한 배당 기대했던 주주는 '뒷전'

【 앵커멘트 】
지난해 코로나19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식품 회사들이 잇따라 배당금 인상에 나서며 주주 친화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반면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같은 배당정책을 유지해 주주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습니다.
미래 투자를 위해 일관된 배당 성향을 이어가겠다는 설명인데, 과연 속내는 무엇일까요?.
이유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집밥 증가와 영화 '기생충' 등의 호황으로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농심.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같은기간보다 12%, 10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배당금은 주당 배당금 4천 원으로, 2004년 이후 17년 간 같은 가격을 유지했습니다.

CJ제일제당과 오리온 등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식품 기업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잇따라 배당금을 인상하며 '배당 보따리'를 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전년보다 500원 늘린 4천 원으로 책정했고, 오리온은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600원에서 150원 늘린 75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농심은 실적에 상관 없이 일관된 주주정책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 인터뷰(☎) : 농심 관계자
-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투자를 하실 수 있도록 배당 성향을 일정하게 가져가는 거죠. 이익이 좋지 않더라도 회사가 감내하면서 주주들한테 일관적으로 같은 배당을 하는 거고요."

일각에서는 신춘호 회장 퇴임 후 장남 신동원 부회장의 회장 선임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배당금 상향이 오너 일가 이미지 등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92세인 신춘호 회장은 다음달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신동원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의 42.9%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이미 오랫동안 경영에 참여해오면서 상당 부분 승계를 이뤄놓은 상황.

이러한 가운데 미국에 두 번째 공장을 건설 중인 농심은 올해 해외사업 매출 목표를 12% 상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당 대신 미래 투자로 성장 가능성을 점친 농심 신동원 부회장의 회장 선임 여부에 업계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매일경제TV 이유진입니다. [ ses@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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