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최근 크게 확산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까지 떠올랐습니다.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돼 삼성, LG 등 다른 대기업들로 번지고 있습니다.

우선 SK하이닉스는 실적 초과에 대한 성과급인 2020년분 초과이익배분금(PS)을 연봉의 20%(기본급의 400%)로 지급한다고 지난달 말 공지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비대면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5조 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이 좋았는데, PS 액수가 실적이 부진했던 전년에 수령한 특별 기여금과 같은 수준에 그치자 문제가 됐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일 '연봉 반납'을 선언하고, 이석희 사장이 2일 사과를 표명하는 이메일을 전 직원에 보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경쟁사로 집단 이직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동요가 심각해지자 SK하이닉스 사측은 물러섰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노사 협의를 통해 EVA를 폐지하고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하기로 했습니다.

또 우리사주를 발행해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사내 복지포인트 300만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습니다.

SK하이닉스에 이어 SK텔레콤 노조도 전년보다 20% 정도 줄어든 지난해분 성과급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박정호 사장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고 설 명절용 사내 포인트 300만 포인트를 지급했으나 노조는 임시방편이라며 반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서도 성과급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입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담당 DS부문은 연봉의 47%, 스마트폰 담당 IM 부문은 50%, 소비자 가전(CE) 부문에 속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50%, 생활가전사업부는 37% 등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최근 공지했습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려 전사 실적을 이끈 DS 부문 직원들은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입니다.

가전 부문 직원들도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는데 차별받고 있다는 불만을 보입니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에서 최근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기본급의 최대 400%, 생명과학 부문은 300%, 전지 사업 담당 LG에너지솔루션은 200%대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은 배터리 부문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비해 보상이 타 사업 부문에 비해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유독 성과급 논란이 커진 배경 중 하나로 공정성과 실리를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의 특성을 꼽습니다.

또 사내 게시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직장인 커뮤니티 등이 직장인들이 의견을 표시하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외부로 빠르게 전파되며 관심도를 키운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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