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1차전 학습효과 분석
유럽, 캐나다, 멕시코 등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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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전쟁 2차전 포문을 열었지만 국내 증시는 뜻밖 선전 중이다.
캐나다·멕시코에 이어 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되는 유럽 증시도 높은 수익률을 올리자 한국 등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관세 전쟁에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 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올 들어 2월 14일까지 우리 증시는 아직 견고한 흐름을 보인다.
지난해 세계 꼴찌 수익률로 실망감을 안겼던 코스닥은 이 기간 10% 넘게 올라 43개 주요 지수 가운데 2~3위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도 연초 이후 5% 안팎 상승세다.
우리 증시뿐 아니라, 트럼프 관세 타깃이 됐던 멕시코 증시는 연초 이후 7%가량 올랐고 캐나다 증시도 4% 안팎 상승세를 보인다.
유럽에서도 폴란드(WIG20), 독일(DAX), 헝가리(BUX) 등이 10%가량 상승했다.
시장에선 관세 전쟁 1차전 ‘학습효과’로 2차전 파급력이 예상외로 밋밋할 수 있단 진단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2018~2019년 미·중 관세 분쟁이 한창일 때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가 8~10% 절하된 것을 감안하면, 최근 시장은 관세 전쟁을 그다지 악재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관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업종에 대해 “상호 관세 부과 지역은 유럽연합(EU)과 중국에 해당하고 한국산의 경우 이미 상호 무관세”라며 “상대적으로 반사 수혜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럽연합은 연간 약 80만대의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 중이다.
상호 관세 부과 시 유럽 수출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기존 2.5%에서 10%로 상향될 수 있다.
유 애널리스트는 “EU는 연 80만대 차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관세를 10%로 상향 조정할 경우 ASP(판매가격)가 대당 300만~400만원가량 상승하고 인센티브 비용도 올라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전문가들은 관세 영향이 적은 내수, 엔터, 조선 등 압축 포트폴리오로 수익률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금융이나 통신 업종 중심 포트폴리오 구성을 권한다.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주주환원 확대로 배당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인터넷·게임과 엔터테인먼트·미디어 업종도 관세 폭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단 평가다.
인터넷·게임은 모든 매출이 무형의 서비스와 콘텐츠에서 발생해 관세 영향은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일부 상품이 관세 영향권에 들겠지만, 매출 비중은 10% 미만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일 전망이다.
조선주도 추천 물망에 오른다.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이 주요 관세 부과 대상인데, 국내 조선사 주 고객은 이들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다.
오히려 트럼프 정부에서 에너지 운반선과 부품, 선박 유지·보수·정비(MRO)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한다.
특히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을 향한 기대감이 크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필요한 제품이지만 자국에서 만들 수 없는 분야가 조선, 원전, 전력 산업”이라며 “한국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어 관세를 부과해도 얻을 게 없다.
관세 리스크가 높지 않기에 주가가 흔들리면 저가 매수로 대응하며 버티면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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