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새 얼굴 도입한 금융권
신한은 ‘얼굴천재’ 차은우
우리 장원영·하나는 GD 내세워
‘이자장사’ 비판속에 이미지관리
저금리로 수익 악화 예상되면서
고객 끌어들이기도 총력전
연초부터 주요 금융사의 ‘얼굴’로 새로운 스타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초 ‘빅뱅’ 출신 가수 GD를 새로운 광고모델로 선정한 하나금융에 이어 2월에는 신한은행이 ‘얼굴천재’로 불리는 배우 차은우씨를 영입했다고 발표했고, 우리은행도 지난 14일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을 추가 모델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연예계에서도 모두 ‘톱티어’로 불리는 최고 인기스타인데다가, 몸값도 가장 높은 축에 속하는 이들이라 주목받고 있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그룹은 모델 선정에 있어서 서로간 기싸움이 치열한 편이다.
금융사의 기본이 ‘신뢰’인만큼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만한 모델을 기용할 수 없다는 원칙은 분명히 서 있지만, 톱스타 가운데서도 금융사 이미지와 잘 맞고, 경쟁사 대비 효과가 좋은 모델을 얼굴로 내세우기 위한 경쟁심이 있다.
KB금융지주를 보면 대표 모델로는 배우 박은빈을 내세웠다.
은행은 그룹 에스파를 기용하고 있고, ‘퀸연아’ 김연아 전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트 선수도 초창기부터 KB와 함께 해왔다.
KB는 자산관리 부문에선 배우 이영애씨를 내세우며 대부분의 메인 모델을 여성으로 채웠다.
신한의 경우 그룹 뉴진스를 은행에서 기용했었으나, 뉴진스와 소속사의 분쟁 등이 겹치면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종료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이 배우 차은우다.
‘얼굴천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여성팬덤이 강하지만, 바른 생활 이미지까지 있어 은행 모델로선 적절했다는 평가다.
신한은 그룹 차원의 자산관리 서비스 모델로는 배우 김수현씨를 활용하고 있다.
KB와 달리 남성 모델 위주다.
하나의 경우 연예인 라인업으론 그야말로 가장 파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오랜 기간 하나금융과 함께 해온 축구선수 손흥민에 이어 중장년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 임영웅,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 방송인 강호동에 이번에 새로 영입한 GD까지 그야말로 ‘초호화’ 라인업이다.
특히 가수 임영웅씨를 기용했을 때는 그가 참여하는 행사마다 구름인파가 모였을 뿐 아니라, 그의 팬의 주축을 이루는 중장년층이 하나금융의 여러 상품에 가입하는 등 실제 효과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우리금융은 ‘아이콘’이 된 가수 아이유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전세대에게 사랑받는 아이유’라는 이미지로 우리은행의 얼굴로 오랜 기간 활동중이다.
작년 우리은행은 아이돌그룹 라이즈를 영입했고, 자산관리 브랜드의 모델로는 배우 김희애씨를 내세워 KB의 이영애에 ‘맞불’을 놨다.
이번에는 ‘초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가수 장원영씨를 영입하면서 라인업을 강화했다.
공교롭게도 장원영씨와 같은 그룹 아이브의 멤버 안유진씨는 하나은행의 모델이기도 하다.
전세계적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K컬쳐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이들을 포섭한 금융권의 재력과 섭외력에 놀라면서도 은행이 ‘이자장사’로 번 돈을 연예인들에게 지나치게 많이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의 경우 연예인 모델을 쓰지 않고 있어서 더 비교되는 지점도 있다.
다만 온라인 영업만 하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직접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야 하는 시중은행들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은행의 한 PB는 “고객과 대화할때 누구나 아는 광고모델이 나오는 상품을 놓고 시작하면 확실히 편하고 분위기도 좋아진다”고 전했다.
팬덤이 강한 연예인의 경우 팬들이 해당 은행의 상품에 적극적으로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농협은행의 모델로 드라마 ‘선재업고 튀어’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변우석씨가 기용됐는데, 그가 홍보에 나선 ‘든든 밥심예’ 상품은 작년 9월 한정으로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출시됐는데, 상대적으로 평범한 금리(당시 최고 연 3.5%)에도 불구, 1조7951억원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대성공했다.
농협은행 측은 변우석 씨의 팬클럽의 힘이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올해 저금리 기조에 이자마진이 상당히 줄고, 당국의 대출관리 기조에 대출도 작년처럼 늘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예적금 등 상품 유치가 중요한 상황이 됐고, 급여통장 등을 끌어오는 것도 지상과제가 된 상황이다.
이럴 때 홍보모델의 힘이 적지 않다는 것이 내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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