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에서 매크로 투자심리가 완화되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다시 매수세가 몰려 AI 관련 기업 간 글로벌 시가총액 1위 다툼이 치열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AI 관련주들이 다시 급등했다.


이날 엔비디아가 3.52% 오른 데 이어 주식분할을 선언한 브로드컴이 12.27%,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12.44% 급등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어도비도 AI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발표를 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15% 폭등했다.

이번주 주식분할이 이뤄진 엔비디아는 이날 주가가 130달러에 근접한 129.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애플을 제치고 전 세계 기업 시총 2위에 올랐던 엔비디아는 애플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총 3조1880억달러로 다시 3위가 됐다.


이날 기준 애플 시총은 3조2852억달러로 마이크로소프트 3조2820억달러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다.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면서 주가가 일주일 새 10%가량 급등한 결과다.


이날 브로드컴은 주가가 급등하면서 1678.99달러까지 올랐다.

브로드컴은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AI 수혜주로 꼽히면서 올해에만 50% 이상 올랐다.

구글 등 테크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반도체(ASIC)를 설계하고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용 반도체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날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실적 전망을 높이고 주식분할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브로드컴은 2024회계연도(작년 11월~올해 10월)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10억달러 많은 510억달러로 상향했다.

이 중 AI 관련 칩 매출이 110억달러를 기록해 기존 전망치 100억달러보다 10%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분기(2~4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난 124억9000만달러로 시장 예상 120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브로드컴은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주식을 10대1로 분할하며, 이는 7월 15일 거래부터 적용된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도 이날 예상외 실적을 발표하면서 15% 급등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어도비는 2분기(3~5월) 매출이 53억1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4.48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52억9000만달러, 주당순이익 4.39달러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특히 3분기 매출이 상향 조정됐다.

회사는 매출을 53억3000만~53억8000만달러, 주당순이익은 4.5~4.55달러로 추정했다.

주당순이익이 예상치인 4.48달러에서 상향됐다.


어도비는 연간 매출을 214억~215억달러로 전망하며 지난 3월 예상한 전망치(213억~215억달러)보다 높였다.

주당순이익도 18~18.2달러로 3개월 전 전망치 17.6~18달러보다 상향 조정했다.

댄 던 어도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남은 회계연도까지 크리에이티브 부문에서 새로운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생성형 AI가 도입된 도구들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타일러 래드케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다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대비되는 성과"라고 투자자들에게 보낸 코멘트에서 어도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도비는 그동안 생성형 AI 업체들이 사업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로 연초 이후 주가가 20% 하락했다.


미국 증시 훈풍에 삼성전자는 14일 전일 대비 1.27% 오른 7만9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8만전자'를 일시 회복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며 0.45% 하락한 2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AI 관련주라고 해서 동시다발로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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