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해선 수익성이 높고 안정적인 인프라스트럭처 자산을 편입해 초과 수익을 노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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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강국' 호주의 연기금들이 인프라 투자를 위탁하고 있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IFM인베스터스의 캐스 보우텔 이사회 의장(사진)이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장기 수익률을 거두려면 한국처럼 원리금 보장 상품에만 자금을 넣기보다 위험자산도 함께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우텔 의장은 "호주는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할 경우 장기적으로 보상이 온다는 믿음이 있다"며 "배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잡아줄 안전 자산도 중요하지만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자산 또한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장 주식, 비상장 주식, 대체투자 자산 등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해 매년 복리효과를 늘려나가는 규모의 투자를 실천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IFM인베스터스는 운용자산 규모가 약 190조원인 세계 4위 인프라 투자 운용사다.


호주 퇴직연금·기금들이 100% 출자해 설립한 독특한 소유구조를 지니고 있다.

현재 연기금을 포함해 총 650여 곳의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위탁·운용하고 있다.


대주주가 퇴직연금·기금이다 보니 IFM인베스터스 펀드의 수익률 증가는 호주 국민의 노후자금 확대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보우텔 의장은 퇴직연금과 노동조합 운동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경력을 쌓아왔다.

이 때문에 호주 국민의 노후자금을 사실상 위탁·운용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알맞은 경험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업계 평판이 좋다.

그는 과거 호주공무원연금신탁의 최고경영자(CEO), 호주노동조합협의회의 선임 산업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 여건과 무관하게 국민이 사용해야 하는 공항, 항만, 도로, 전력시설 등에 투자한다"며 "대체투자 자산은 배당으로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고, 매각에 따른 자본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어 장기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IFM인베스터스는 호주의 멜버른, 시드니 공항에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보우텔 의장은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라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주목해 데이터센터 섹터를 유망 대체투자 자산으로 보고 있다.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기조에 따라 탄소 제로 달성을 위한 친환경에너지 자산도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다.


보우텔 의장은 대체투자에 나설 때 단순 우량 자산을 선별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자본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공항, 항만의 시설이 개선돼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 이는 지역사회, 국민의 신뢰 향상으로 이어진다"며 "지속적 투자로 가치를 창출하는 게 인프라 투자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IFM인베스터스는 수익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적정 수준 이상 운용보수를 수취한 경우엔 이를 다시 수익자에게 환급한다.

3000만명의 호주 퇴직연금 가입자를 위해 운용한다는 철학에 따라서다.

2018년엔 총운용보수의 7.5%를 수익자에게 돌려줬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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