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기업들이 올해 2분기에 원재료 나프타 가격 상승과 전방 수요 위축으로 줄줄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은 수익성 하락에 대응해 생산설비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에 전방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두운 모습입니다.
오늘(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2분기에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2천978억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됐습니다.
원유에서 추출하는 석유화학 업계의 기초원료인 나프타 가격이 상반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예년보다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진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 여파로 글로벌 수요 약세가 이어진 영향입니다.
'석유화학의 쌀'이라고도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t당 276달러에서 2분기에는 234달러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를 크게 밑돈 것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원재료인 나프타의 가격이 올랐지만, 경기침체로 화학제품 수요가 둔화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롯데케미칼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충남 대산공장 폭발사고가 있었던 2020년 1분기 이후 9개 분기 만입니다.
롯데케미칼은 하반기 전망에 대해 "나프타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
레이션 우려와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글로벌 수요 약세가 심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3분기에 일부 생산설비를 감산 운영할 계획입니다.
롯데케미칼 외에도
대한유화, 여천NCC 등도 올해 2분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흑자를 거둔 화학 기업들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 규모가 대폭 줄었습니다.
2분기에
LG화학은 작년보다 59.0% 감소한 8천785억 원,
금호석유화학은 작년보다 53% 줄어든 3천540억 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거뒀습니다.
화학업계의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편입니다.
최근 국제유가 가격 하락으로 나프타 가격이 다소 안정되면서 원재료비 부담은 줄어들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전방산업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탓입니다.
실제로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달부터 t당 100달러 이하까지 떨어지는 등 주요 제품의 수익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인포맥스로 증권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50.1%, 4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SK증권 박
한샘 연구원은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부진으로 화학사들이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고 있고, 단기적인 수요 회복 가능성도 낮은 환경"이라며 "3분기에 주요 화학제품들의 수익성이 추가로 하락하며 실적 전망치가 하향되는 추세"라고 분석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 매일경제TV & mktv.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