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제1차 치산녹화 계획'에 따라 대대적인 나무 심기 정책을 추진한 손수익(孫守益) 전 산림청장이 19일 오후 4시40분께 서울대병원에서 대장암 투병 끝에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오늘(20일) 전했습니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주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뒤 1958년 제10회 고등고시를 거쳐 1959년 내무부(현 행정안전부)에 들어갔고, 나주·파주·부천군수, 내무부 지방국장과 경기도 지사를거쳐 1973년 1월16일부터 1978년 9월10일까지 5년 8개월간 제3대 산림청장으로 일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12일 연두기자회견에서 나무심기를 강도 높게 추진하여 확실하게 국토를 녹화하겠다고 밝힌 직후 고인을 산림청장에 임명했고, 같은해 3월에는 농림부 산하기관이었던 산림청을 내무부 산하 기관으로 바꿨습니다.

손 청장은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계획(1973∼1982)에 따라 실제로 나무 심기 작업을 처음부터 추진했습니다.

본격적인 녹화에 착수하기 전에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전국의 산을 항공촬영하겠다고 밀어붙여 성사시킨 일화가 널리 알려졌습니다.

남성현 산림청장은 페이스북에 "황폐했던 우리 산야를 오늘의 푸르고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으로 만드는데 기초를 다지신 분"이라고 적었고, 고건 전 국무총리는 회고록에 "(치산녹화 계획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실천한 사람은 손 청장이었다"며 "1970년대 후반 고속도로를 지나갈 때 볼 수 있었던 '산 산 산 나무 나무 나무'라는 표지판도 손 청장 작품"이라고 기록했습니다.

고인은 이후 충남도지사, 내무부 차관, 국무총리 행정조정실장을 거쳐 1983∼1986년 교통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국토개발연구원 연구자문위원, 중앙문화학원 이사, 국민운동발전연구위원장, 한국경제사회연구원 회장 등도 역임했습니다.

유족은 부인 신난희씨와 사이에 3남(손두성·손두석·손두진)과 며느리 최경아·홍주현·하은경씨 등이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22일 오전 6시30분입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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