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이 애초 목표 기한인 제헌절을 하루 앞둔 16일에도 공전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여야는 전날까지 연쇄 회동을 벌였지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을 관할하는 행정안전위원회를 놓고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대치하면서 합의안 마련에 실패한 상황입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과방위나 행안위 둘 중 하나는 자신들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법제사법위원회를 여당에 넘기기로 양보한 만큼 과방위와행안위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과방위의 경우 서로 상대 당을 향해 '언론장악' 프레임 공세를 펴는 등 여야 간 첨예한 전선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야는 전날까지 평행선을 그린 데 이어, 토요일인 이날에도 별다른 회동 등을 갖지 못한 채 양당 원내지도부가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는 등 논의의 접점을 마련하지 못하는 형국입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오늘 회동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여당 쪽에서 먼저 만나자고 해야 거기에 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애초 공언한 제헌절 이전 원 구성 협상 타결은 점점 지켜지기 어려운 약속이 돼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민생·경제 위기가 닥친 와중에 국회 공백이 길어지는 것에 여야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 남은 시간에라도 물밑 협상을 거쳐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마침 17일 오전 10시 국회 본관 중앙홀에서 열리는 제헌절 경축식에 여야 지도부가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원 구성 협상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는 물꼬를 이 자리에서 틀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여야는 이전까지 최대 쟁점이었던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하는 등 전날까지 협상을 통해 과방위·행안위 배분 문제를 제외한 원 구성 협상에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본 상태입니다.

[ 고진경 기자 / jkkoh@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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