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글로벌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22조7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칩인 'AI6'를 미국 텍사스주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게 된다.

AI6는 대만 TSMC가 생산을 맡은 'AI5'보다 한 단계 미래형 칩으로 평가된다.

즉, 삼성전자가 TSMC를 제치고 2나노 공정의 최신 AI 반도체 수주에 성공한 셈이다.

이는 TSMC에 뒤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 수율이 개선됐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랜 부진 끝에 삼성전자가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이번 수주는 AI 반도체 분야에서 주도권을 쥔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이 제조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테슬라가 직접 지원하고, 나 자신도 생산라인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계약이 단순한 수주를 넘어 긴밀한 기술 제휴임을 보여준다.

아울러 테일러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북미 내 첨단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간 고객사 확보 지연으로 가동이 늦어졌던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에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이번 계약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물론 TSMC는 여전히 시장 점유율 등에서 삼성보다 우위에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67.6%에 이르렀지만, 삼성은 7.7%에 그쳤다.

중국 SMIC(6%)와의 격차도 불과 1.7%포인트다.

TSMC는 오랜 기간 파운드리에 집중하며 고객 신뢰를 쌓아왔고, 현재도 엔비디아, 애플, 퀄컴 등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들이 TSMC를 선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은 시장 지형에 변화를 예고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삼성은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통합한 '원스톱 AI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여기에 지속적인 수율 개선과 기술 혁신이 더해진다면, TSMC와의 격차를 더욱 좁힐 수 있을 것이다.

파운드리에서 진검 승부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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